[Editor's letter]펩타이드 르네상스
주사를 맞거나 알약을 삼키는 것만으로 슈퍼 히어로 같은 몸을 만들 수 있을까. 미국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펩타이드(peptide) 기반 연구용 물질 사용 경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인 펩타이드는 체내에서 신호를 전달해 대사와 성장, 회복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최근 SNS에서 화제에 오른 물질은 ‘울버린 스택(wolverine stack, 조합)’이라 불리는 주사제다. 여러 펩타이드를 주입하면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처럼 빠른 근섬유 회복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에 보디빌딩 커뮤니티의 음성적인 구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연구용 약물의 이례적인 유행을 이끈 원동력은 펩타이드 기술이 가져올 혁신에 대한 기대다. 실제로 최근 많은 연구는 근육 생성과 회복, 항노화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펩타이드의 커다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개발이 탄력을 받은 계기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위고비 승인이다. 위고비의 블록버스터급 성공은 1922년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등장 후 상업적 성공 사례가 많지 않던 펩타이드 치료접근법(모달리티)의 재평가를 가져왔다.
약물전달기술(DDS)도 이런 재평가에 크게 기여했다. 펩타이드에 보호막을 씌워 분해를 늦추고, 지방 사슬과 결합해 장시간 작용하게 하는 길을 열었다. 이런 기술은 오늘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펩타이드가 비만 치료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하는 발판을 제공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불붙고 있다. FDA는 지금까지 약 100개의 펩타이드 치료제를 승인했고, 수백 개 후보물질이 인간 임상시험 절차를 밟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의 르네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중요한 기회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다중작용 펩타이드 신약개발에서 앞선 실적을 쌓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수년에 걸쳐 대규모 플랫폼(DDS) 수출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그룹 계열 에피스넥스랩도 펩타이드 관련 플랫폼 개발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규제 밖 거래의 증가는 관련 신약 시장의 상업적 성공 잠재력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펩타이드 시장의 개막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체력을 더욱 강화하는 ‘슈퍼 히어로 주사’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편집장 이태호
**이 기사는 바이오 전문 월간 매거진 <한경 BIO Insight> 2026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최근 SNS에서 화제에 오른 물질은 ‘울버린 스택(wolverine stack, 조합)’이라 불리는 주사제다. 여러 펩타이드를 주입하면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처럼 빠른 근섬유 회복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에 보디빌딩 커뮤니티의 음성적인 구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연구용 약물의 이례적인 유행을 이끈 원동력은 펩타이드 기술이 가져올 혁신에 대한 기대다. 실제로 최근 많은 연구는 근육 생성과 회복, 항노화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펩타이드의 커다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개발이 탄력을 받은 계기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위고비 승인이다. 위고비의 블록버스터급 성공은 1922년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등장 후 상업적 성공 사례가 많지 않던 펩타이드 치료접근법(모달리티)의 재평가를 가져왔다.
약물전달기술(DDS)도 이런 재평가에 크게 기여했다. 펩타이드에 보호막을 씌워 분해를 늦추고, 지방 사슬과 결합해 장시간 작용하게 하는 길을 열었다. 이런 기술은 오늘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펩타이드가 비만 치료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하는 발판을 제공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불붙고 있다. FDA는 지금까지 약 100개의 펩타이드 치료제를 승인했고, 수백 개 후보물질이 인간 임상시험 절차를 밟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의 르네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중요한 기회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다중작용 펩타이드 신약개발에서 앞선 실적을 쌓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수년에 걸쳐 대규모 플랫폼(DDS) 수출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그룹 계열 에피스넥스랩도 펩타이드 관련 플랫폼 개발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규제 밖 거래의 증가는 관련 신약 시장의 상업적 성공 잠재력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펩타이드 시장의 개막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체력을 더욱 강화하는 ‘슈퍼 히어로 주사’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편집장 이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