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행사서 사라진 경제단체…연구소는 보고서도 안낸다
李, 현장 뛰는 기업과 '직접 소통'
상속세 가짜뉴스·尹정부 인사 등 잇단 논란도 경제단체 '배제' 원인
상속세 가짜뉴스·尹정부 인사 등 잇단 논란도 경제단체 '배제' 원인
◇ 직접 소통하는 李 스타일 반영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달 4일 ‘청년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 이후 지금까지 경제단체장을 이 대통령 주재 행사에 부르지 않았다. ‘확대국가관광 전략회의’(2월 25일), ‘대·중소기업 상생 간담회’(3월 10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3월 20일) 등 세 번의 기업인 관련 간담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 등을 통해 준비했다. 지난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간담회에 회원 자격으로 3개 경제단체가 참가한 게 전부였다.
경제계에선 각 경제단체가 정부와 엇박자를 낸 점을 거리두기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무역의 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무협이 한·미 관세협상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데다 윤진식 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사람으로 인식된 게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연임 제한을 푸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김기문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인 상속세 완화를 줄곧 주장해온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반대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법 개정안의 부당함을 지적한 한국경제인협회도 정부 기조와 다른 주장으로 여권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 정책 제언 약화 우려도
올 들어 이 대통령은 기업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등 다양한 행사를 주재했고, 해외 방문 시엔 경제단체와 소통해 기업 관련 행사도 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 주요 참모진도 기업 총수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이 대통령이 친기업 행보를 늘리고 있지만 경제단체들은 바짝 움츠러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이 대통령 지적 이후 한 달 반 동안 정책 관련 자료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 한경협과 경총 역시 최근 정책 제언 등의 자료 수가 줄었다. 정부 정책을 분석하고 기업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게 경제단체의 역할인데, 운신 폭이 확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김세직 KDI 원장의 취임 간담회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이 ‘추가경정예산안 등 재정 정책에 반대했다’고 보도하자, KDI는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보도 설명자료를 냈다. 이 기관이 보도 설명자료를 낸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들도 입 열기를 꺼리고 있다. 한 교수는 “경제 정책에 할 말이 많지만 현 정부로부터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며 “기고문을 쓰는 것도 조심스럽고 지방선거 이후 시간이 지난 뒤에 정책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형규/김우섭/김익환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