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에서 BTS 뷔의 소장 작가로…앨리슨 프렌드 첫 아트북
뷔가 반한 동물 초상화 작가
앨리슨 프렌드 <내 강아지의 사생활>
앨리슨 프렌드 <내 강아지의 사생활>
프렌드는 동물을 의인화한 초상화로 이름을 알린 영국 작가다. 17~18세기 유럽 고전 초상화의 구도와 기법을 빌려 개와 고양이에게 사람의 자세와 표정을 입힌 그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력이 독특하다. 영국의 소도시 돈캐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동물 그림이 취미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뒤 그림은 가족의 위로가 됐다. 그림이 좋아 노팅엄 트렌트대에서 미술을 공부했지만,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석공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노팅엄시 최초의 여성 석공이었다.
‘올해의 석공’에 선정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가슴 속에는 여전히 그림에 대한 열정이 끓었다. 석공을 그만두고 7년간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출판사를 돌아다닌 끝에 삽화가가 됐다. 이곳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유명 출판사에서 펴낸 아동도서 20여 권에 삽화를 그리게 됐다. 그러다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환점이 됐다. 집에 있는 시간 동안 매일 동물 유화를 한 점씩 제작해 SNS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작품은 SNS를 타고 전세계로 퍼졌다. 어느덧 작가로 인정받으며 전시 이력도 쌓였다. 영국 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츠 단체전, 미국 LA 개인전 등에 작품을 걸었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설립한 카이카이키키 갤러리 부스를 통해 한국 미술 애호가들과 만났다.
책에는 미발표작을 포함해 강아지 초상화 125점이 실렸다. 루빅큐브를 돌리는 보더콜리, 버블티를 즐기는 푸들 등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자기만의 '견(犬)생'을 즐기는 동물들이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우리 집 강아지도 저럴까’ 생각하며 웃음짓게 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