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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복용자 54%가 비만 기준 미달

보건사회연구원 257명 설문
일명 ‘나비약’ 등으로 불리는 경구용 식욕 억제제를 복용한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만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6일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욕 억제제 복용자의 54.1%는 처음 복용 당시 체질량지수(BMI)가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25 미만이었다. BMI 30 이상인 고도비만 상태에서 약을 먹었다는 응답은 12.5%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2022∼2025년 경구용 식욕 억제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만 19∼64세 성인 257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약 사용 경험을 조사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같은 사용 행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가이드와 펜터민 허가사항에서 제시한 원칙과 거리가 있다. 식약처는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BMI 30 이상 환자, 또는 고혈압·당뇨병 등 위험인자를 동반한 BMI 27 이상 환자에게 단기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무리한 복용은 부작용으로도 이어졌다. 응답자의 73.5%는 경구용 식욕억제제 복용으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입 마름이 72.0%로 가장 많았고, 두근거림 68.8%, 불면증 66.7%, 어지럼 38.6%, 우울증 25.4%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의약품 오남용 실태의 배경으로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외모를 중시하는 문화,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의약품 남용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의약품 남용을 중재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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