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메이 나가히사(우측)와 전민철(좌측) / 제공. 전민철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메이 나가히사(우측)와 전민철(좌측) / 제공. 전민철
2026년 1월과 2월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전민철과 메이 나가히사는 한국(‘The Night in Seoul – Ballet Gala’)과 일본(‘Zenith of Ballet’) 갈라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타이트한 마린스키 공연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파트너십을 맞추었는지, 공연 소회에 대한 이야기를 두 무용수로부터 직접 들었다.

▶ 두 분이 마린스키에서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는데 어떻게 갈라 무대를 함께 하기로 결정하셨나요?

전민철 무용수(이하 ‘민철’): “제가 주최 측에 메이 나가히사 무용수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인지도가 높은 것 같으니 함께 하고 싶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메이의 공연을 보면서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아 무대에 같이 서고 싶었는데 마린스키에서는 아직 기회가 없었거든요. 메이가 바로 제안을 받아주어 고마웠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리허설 장면 / 사진. © Sila Avvakum
<로미오와 줄리엣> 리허설 장면 / 사진. © Sila Avvakum
메이 나가히사(이하 ‘메이’): “한국을 좋아해서 몇 차례 방문했는데, 공연을 해보진 못해서 기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새로운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늘 좋은 경험이고, 민철의 공연을 보면서 동작의 부드러운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저와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리허설 때 민철은 파트너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고 잘 배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연습은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 이번에 한국, 일본 무대에서 <차이콥스키 파드되>와 <로미오와 줄리엣> 갈라 무대를 선보이셨습니다.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이 더 호흡 맞추기가 어려웠는지요?

메이: “<차이콥스키 파드되>는 2024년 여름 일본 갈라에서 김기민 무용수와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저로서는 데뷔 무대였는데 당시 일본에서 이 작품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았고, 그래서 주최 측에서 이번에도 <차이콥스키 파드되>를 꼭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죠. 그때 연습할 시간이 매우 부족했는데 김기민 무용수는 <차이콥스키 파드되> ‘장인’이어서(웃음) 단시간 내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차이콥스키 파드되> 공연 장면 / 사진. © YOON6PHOTO
<차이콥스키 파드되> 공연 장면 / 사진. © YOON6PHOTO
원래 한국에서는 이틀 동안 하루에 공연 하나씩, 일본에서는 3일간 두 개씩으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이콥스키 파드되>가 남성 무용수에게 체력적으로 힘든 작품이라 민철에게 일본 무대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짧은 갈라 버전으로 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본인이 긴 버전으로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둘 중에 더 어려웠던 작품은... 비슷했습니다. 사실 마음이 잘 맞는 파트너와 함께하면 그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특별히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 갈라 ‘The Night in Seoul – Ballet Gala’ 커튼콜 무대에서 (왼쪽부터) 강호현, 전민철, 메이 나가히사 무용수 / 출처. 인스타그램 @alice_audience
한국 갈라 ‘The Night in Seoul – Ballet Gala’ 커튼콜 무대에서 (왼쪽부터) 강호현, 전민철, 메이 나가히사 무용수 / 출처. 인스타그램 @alice_audience
민철: “갑작스럽게 호현 누나(파리오페라발레단의 강호현 무용수)의 파트너를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한국에서도 하루에 두 번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괜찮을지 염려가 되었지만, 막상 무대에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하루에 두 차례 갈라 경험을 해보니 일본 공연에서도 보다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한국 주최 측에서도 <차이콥스키 파드되>를 요청했었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솔로 부분이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작품이어서 제게는 새로운 도전과 같은 작품이었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보다 작품을 느끼면서 준비했던 것 같아요.”

▶ 고국에서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메이: “이번에는 일본 관객분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예전에도 일본 갈라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여러 차례 선보였는데 항상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닌 다른 작품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민철과의 듀엣이 잘 어울렸는지 <로미오와 줄리엣> 반응이 좋아서 기뻤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 / 사진. © YOON6PHOTO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 / 사진. © YOON6PHOTO
민철: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섰는데 반겨주시고 공연할 때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짧은 일정 때문에 팬분들을 오래 뵙지 못해 저 역시 많이 아쉬웠습니다. 조만간 또 좋은 무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 서로의 국가에서 공연한 소감은?

메이: “한국 관객분들이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응원이 무대 위에서 저에게도 큰 힘이 되었고요. 특히 한국에서 민철의 인기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SNS에서만 봤던 커피차도 실제로는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K-POP 팬이라서 가수들에게 커피차를 보내는 것은 본 적이 있는데 무용수에게 커피차를 보내는 건 처음 봤거든요. 저도 잘 마셨습니다.(웃음)

한국에서는 첫 공연이어서 긴장도 많이 했는데 민철과의 무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한국 무대에서 자주 뵙고 싶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커튼콜 장면 / 출처. Stella Noh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커튼콜 장면 / 출처. Stella Noh
민철: “공연 후 일본 관객분들께서 기립 박수를 보내주시면서 저희 무대를 좋아해 주셔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학창 시절에 영상으로만 보았던 세계 유수 발레단의 선배 아티스트분들을 가까이서 뵐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준 메이 나가히사 무용수, 전민철 무용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일부 사진 자료를 얻는 데 도움 주신 인스타그램 @for_minchuljeon 계정 운영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민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