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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정점 찍으면 기술주부터 뛴다"…빅테크, SW 폭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 서비스업 업황 등 경제 데이터도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을 지원했습니다.
1. 이란의 협상 제의? 희망적인 월가
4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7%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새벽 5시께 뉴욕타임스 보도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 이란 정보부 요원들이 CIA를 간접적으로 접촉해 분쟁 종식 조건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해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이를 진지한 휴전 제안이라기보다는 조심스러운 물밑 탐색 정도로 보고 회의적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접촉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월가는 희망적으로 봅니다. 전쟁이 단기에 종료된다면 경제, 시장에 긍정적이기 때문이죠.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빠른 해결이 있으리라는 기대만으로도 시장은 최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금융사들은 대부분 전쟁이 빨리 끝나는 좋은 시나리오, 장기화하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나쁜 시나리오 두 가지를 세워놓고 관망하는데요. 아직은 좋은 시나리오에 좀 더 큰 확률을 싣는 분위기입니다.
ING는 "단기 휴전이 이뤄지는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급등한 유가가 하락할 것이다. 거시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분쟁이 길어지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고, 증시는 실질적 조정을 겪게 되며, 중앙은행은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 공격은 5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 함정을 20척 이상 침몰시켰고요.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란은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주변국뿐 아니라 터키에까지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터키 국방부는 나토 방공망이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란 내부에서는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인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그는 더 강한 강경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도 장기회를 원하지 않습니다. 폴리티코는 전쟁이 길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관계자가 "이 사태는 빨리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끔찍한 악몽이 될 것이다. MAGA 연합이 산산조각나고 있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2. 유가 한때 내림세 전환…정점?
유가는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내림세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버틸 희망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전쟁 기간에 대해 6주, 4주 그 이하나 혹은 "최대 8주"까지 걸릴 수 있다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줄어서인지, 이스라엘은 업무 및 공공 모임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은 필수 업종만 운영이 허용되었고, 모든 학교는 문을 닫았으며, 공공 모임은 금지되었습니다.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40달러로 전장 대비 보합에 머물렀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74.66달러로, 0.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정규장이 마감한 뒤에 1~2%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요.
그렇다면 유가는 어제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5달러에서 정점을 찍은 걸까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에버코어ISI는 "미 정부 보험 적용은 통상 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과 선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 보험 해결만으로는 통행을 의미 있게 늘리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란의 수많은 드론과 해상 기뢰의 존재 가능성 때문에 업계는 약간 회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시도하던 컨테이너선이 이란 드론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3. 미국 경제는 강하다
경제 데이터는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ADP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 증가의 대부분은 교육, 헬스케어에서 비롯됐다. 이 부문을 제외하면 ADP 통계는 지난 6~7개월 동안 정체 상태를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세부 지수도 좋았습니다. 신규 주문은 1월 53.1에서 56.1로 높아졌고요. 고용은 50.3에서 51.8로 올라 3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물가지수는 66.3에서 63.0으로 완화했습니다. 15개월 연속 60을 웃돌기는 했지만 2025년 3월(61.4) 이후 최저치입니다.
웰스파고는 "2월 서비스 PMI는 3년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은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크게 악화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이 높은 불확실성을 극복하면서 서비스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S&P글로벌이 발표한 2월 PMI(최종치)는 1월 52.7에서 51.7롤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비치 52.3보다도 살짝 더 낮아졌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전쟁 비용으로 인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정 적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데요. WSJ은 "최근 테러와의 전쟁은 길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 기술주 상승 주도…"걸프전 때도 그랬다"
증시 상승세는 억눌려있던 빅테크와 소프트웨어, 사모펀드를 비롯한 금융주가 주도했습니다. 반도체 주식도 동참했고요.
소프트웨어 업종에는 저가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알파타겟의 프루 사세나 설립자는 "AI 공포로 인해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주식은 매우 과매도 되었다. 시장 변동성이 진정되면 이런 성장주는 몇 달 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바닥을 다진 듯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캡띠시스의 프랭크 카펠레리 설립자는 "소프트웨어 ETF인 IGV의 차트를 보면 역 헤드앤숄더 패턴이 나타난다. 이는 종종 상승 신호로 해석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사모대출 시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로스펀드의 던 피츠패트릭 CIO는 환매 증가, 몇몇 펀드의 잘못된 구조 등을 이유로 "사모대출 시장이 향후 18~24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인베이스, 스트레티지, 로빈후드 등 암호화폐 관련주도 8~14%까지 폭등했는데요. 비트코인이 한때 7만4000달러를 넘게 상승한 덕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은행들이 독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 법안(클레러티 법안) 통과를 막고 있다"라고 비판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명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종합적으로 볼 때, 비트코인은 급격한 하락 후에도 바닥을 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약 6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최대 비트코인 ETF인 IBIT에서 지난 21일 동안 약 27억 달러의 유출이 발생했다. 이러한 자금 흐름이 안정되고 유입세로 전환되어서 믿을 수 있는 바닥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5. 오른다 vs 반등 랠리 약화
결국 주가는 상당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78%, 나스닥은 1.29% 뛰었고요. 다우는 0.49% 올랐습니다.
엔비디아(+1.66%) AMD(+5.82%) 마이크론(+5.55%)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주가 크게 올랐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93% 뛰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 2.05달러( 예상치 2.03달러)
▶매출: 193억1000만 달러 (예상치 191억8000만 달러)
소프트웨어에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4.15%, 데이터독 5.87% 뛰었고요. 인튜이트 1.57%, 스노우플레이크 1.51%. 쇼피파이 6.38% 올랐습니다. IGV는 1.82% 상승했습니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유가 상승과 Fed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원인입니다. 나이키가 1.26% 내렸고 코카콜라 1.59%, P&G는 0.89% 내렸습니다.
시타델의 스콧 럽너 헤드는 침체한 투자 심리, 강력한 개인 자금 유입, 3월의 계절적 요인을 반등 동력으로 꼽으며 기존 약세 전망을 철회했습니다. 2월 매도세(2025년 3월 이후 최악의 달) 이후, 방어적 포지션으로 인해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전략가도 완전한 약세장 진입 확률은 여전히 낮지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이례적으로 강력한 상승세로 모든 지역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고,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급격히 하락했으며, 시장 내 리더십도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