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유 수입 막히면 경제 타격
獨·佛 등 아프리카 우회 항로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필요하면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에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해운, 특히 에너지 운송에 대해 정치적 위험 보험과 보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은 전 세계로 향하는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조짐을 보이자 미국이 수송로 보호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최대 해상 원유 수송로다.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중국도 이례적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모든 당사국이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 고조를 피하며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을 규탄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가스 수입국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이 수입한 원유의 절반 가까이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중국 경제가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중국은 이란 측에 카타르 등 주요 가스 수출 지역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중국이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30%를 공급하는 국가다.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LNG 시설이 가동을 중단했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이날 주변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와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 이란혁명수비대(IRGC) 해군 부사령관은 “호르무즈해협이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를 무시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고 말했다.
해상 운송 위험이 커지자 보험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노르웨이 가드·스쿨드, 영국 노스스탠다드 등 주요 해상 보험사는 걸프 및 인접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전쟁 위험 담보를 5일부터 취소한다고 밝혔다. 보험 취소와 안보 불안 확대로 주요 해운사들은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 독일 하파그로이드, 프랑스 CMA CGM 등은 홍해 항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우회 항로로 전환하기로 했다. 해상 운임도 급등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으로 향하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하루 운임은 지난 2일 42만373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1월 3일 3만951달러) 대비 13.6배 올랐다.
이혜인/김주완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