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플랫폼 주도권 뺏기나" 네카오 초긴장…관광업계는 반색
'맵 서비스' 해외에 처음 개방…우려반 기대반
구글 '생태계 확장' 변곡점
외국인, 네카오 맵 안깔아도 돼
구글 '생태계 확장' 변곡점
외국인, 네카오 맵 안깔아도 돼
◇‘지도 갈라파고스’ 깨졌다
구글은 2006년부터 1 대 5000 축척 지도를 해외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1 대 5000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해 골목길까지 식별할 수 있다. 상점 정보 연동, 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위치 기반 서비스의 인프라로 활용된다. 그동안 구글은 한국에서 1 대 5000 지도 대신 정부 보안 심사를 통과한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등 핵심 기능을 넣지 않아 한국은 ‘구글 지도 예외 국가’로 분류돼왔다.
국내 다양한 공간 기술 서비스와의 연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타트업 사이에선 국내 지도 데이터에 의존해야 해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행 플랫폼 데이트립의 윤석호 대표는 “이젠 서울에서 개발한 서비스 로직과 디자인을 수정 없이 뉴욕, 파리, 도쿄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자율주행과 로봇, 드론 등과 관련한 글로벌 기술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선택할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웨이모, 로봇 택배, AR 내비게이션 같은 첨단 서비스가 한국 도시에서 돌아가면 국내 기업도 그 생태계 안에서 제휴나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이 높아지고 시장 경쟁 조건이 재설정됐다”며 “장기적으론 국내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해외 업체에 주도권 넘겨줄 수도”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은 디지털 지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예약과 모빌리티, 지역 기반 광고 등 다양한 연관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번 결정은 구글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터준 것이어서 아직 자생력이 부족한 국내 공간기술 생태계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 플랫폼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지도 시스템에 적용되는 중요한 시점에 글로벌 공룡에 새 시장의 기회를 고스란히 넘긴 것은 안타까운 선택”이라며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면 국내 업체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용 비용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정부가 정밀 지도를 해외 기업에 개방한 뒤 자국 공간정보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사례도 있다. 프랑스는 데이터 개방 정책 시행 후 자국 기업인 매피가 경쟁력을 잃고 구글에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내줬다. 호주도 정부의 위성 데이터 공개 이후 로컬 지도 플랫폼 점유율이 구글에 역전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지도 반출 이후 해외에 지급하는 응용 애플리케이션 이용료와 로열티 비용이 연간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외 기업을 처벌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것도 우려 사항이다. 이번에 선례가 생긴 만큼 중국 업체를 포함한 해외 빅테크가 국내 지도 반출을 연달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은이/안재광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