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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빨뚜 가져와" 콸콸…SK 직원들과 '치맥 파티' [김인엽의 퓨처 디스패치]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단독 인터뷰
엔비디아·하이닉스 30여명과 또 '치맥 회동'
최태원 회장과 99치킨서 만난지 9일만
양손에 소주·맥주 들고 "치킨 주가 오르겠다"
"AI버블은 없어…수십조 달러 투자 이제 시작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경쟁 두려워하지 않아"
엔비디아·하이닉스 30여명과 또 '치맥 회동'
최태원 회장과 99치킨서 만난지 9일만
양손에 소주·맥주 들고 "치킨 주가 오르겠다"
"AI버블은 없어…수십조 달러 투자 이제 시작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경쟁 두려워하지 않아"
해가 채 지지 않은 오후 5시20분께 등장한 황 CEO는 짧은 기장의 자켓과 상하의를 '올 블랙'으로 맞춘 특유의 옷차림이었다. 중요 행사에서 늘 입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가죽 자켓' 대신 편안한 소재의 자켓을 걸쳤다.
황 CEO는 이날 저녁에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각각 17명씩을 초대했다. 같은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임원진과 '치맥 회동'을 한지 9일만이다. 최 회장과의 치맥 저녁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황 CEO가 다시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가 주문한 메뉴는 양념·마늘간장·허니갈릭·후라이드치킨 4종류. 여기에 한국식 맥주와 이른바 '빨뚜(빨간 뚜껑)'라고 불리는 도수 높은 소주가 테이블에 올랐다.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황 CEO는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갔다. '텐부처스' '옳소' 등 자주 찾는 현지 한국식 고기집 이름들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압권은 황 CEO의 능숙한 '소맥' 실력이었다. 그는 2시간 가량 식사하는 중에도 여러 차례 일어나 한 손에 소주, 다른 손에 맥주를 들고 테이블을 돌아다녔다. 손님들의 비어있는 잔을 채우며 "치킨 좋아하시냐. 누가 치킨을 싫어하겠느냐"고 했다.
황 CEO가 이날 만찬을 주재한 것은 SK하이닉스가 가진 메모리가 엔비디아가 AI칩의 성능을 좌우할 변수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곧 내놓을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의 연산 병목을 해결하고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열쇠로 본다. 황 CEO는 만찬 종료 직전 건배사를 통해 “(HBM4와 베라 루빈) 개발 일정이 빡빡하다는 것은 알지만, 여러분을 믿는다”며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를 믿고, 함께 위대함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어떤 의미인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의 메모리 팀이니까. 우리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나? 기웃거리고(Snoop around) 다니는구나(웃음). 우리가 여기 있는 건 함께 놀라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다. 베라 루빈과 SK하이닉스의 HBM4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이 팀은 정말 열심히 일했고, 소주와 치킨을 즐기며 멋진 저녁을 보낼 자격이 있다."
▶SK하이닉스 HBM4가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게 확정적이라고 봐도 되나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동맹은 더욱 공고해지는건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거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 토니(최 회장의 영어 이름)도 그 말이 맞다고 할 거다.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십과 우정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왔다. 오늘 밤 보다시피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팀이다. 훌륭한 우정이며 모두가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 당장 메모리가 엔비디아 칩 제작의 가장 큰 병목인가
"우리는 세상이 본 적 없는 가장 복잡한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칩이 여섯 개나 들어간다. 새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네트워킹 칩, 스위치 두 개, 데이터 처리 시스템,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HBM4 메모리. 모든 게 기술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쉬운 건 없지만, 이런 팀(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이 모이면 불가능한 건 없다."
"AI는 단순히 모델만이 아니다. 하나의 전체 산업이다. 에너지, 반도체, 컴퓨터,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유형의 AI 모델들, 그리고 그 위에 구축되는 어플리케이션까지 포함된다. 엔비디아는 이 모든 계층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정말 정말 놀라운 스타트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전체 스택에 걸쳐 투자하고 있다."
▶AI 버블 우려도 있다
"AI 버블 같은 건 없다. 이건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의 시작이다.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엔비디아·SK하이닉스 직원들)을 봐라. 이건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이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을 뿐이다. 우리는 수백억 달러에서 수십 조 달러에 이르는 미래 투자의 시작점에 있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에게는 삼성같은 경쟁사도 있는데
"위대한 것들을 만드는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경쟁을 하게 될 거다. 그리고 훌륭한 기업들은 훌륭한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많은 경쟁자가 있다. SK하이닉스도 경쟁을 한다. 우리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쟁이 없다는 게 오히려 걱정 아닐까. 경쟁이 없는 곳에는 결국 시장도 없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경쟁을 사랑한다. 들어오라고(Bring it on)!"
▶GTC에서는 무엇을 기대하면 될까
"지금 다 말해버리면 누가 GTC에 오겠어? (웃음) 발표할 큰 소식이 몇 가지 있다. 우리가 발표할 새로운 칩도 몇 가지 있다.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칩들이다. 우리가 아주 새로운 칩을 준비했다. 신제품도 있다. 새로운 파트너도 있다. 우리가 진출할 새로운 산업도 있고, 세상에 선보일 새로운 기술도 있다. 모든 게 완전히 새로울 거다. 이번 GTC는 정말 대단할 거다. 놓치지 마라. 오늘 밤에 인터뷰 해줬으니까, (99치킨에) 치킨 좀 사야 할 거다(웃음)."
지금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의 대표이지만, 황 CEO가 1990년대 중반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게임용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홍보하고 다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PC방 열풍이 e스포츠 문화로 번지며 엔비디아는 어려움을 딛고 게이밍 시장을 기반으로 사세를 키울 수 있었다. 그에게 치킨은 '한국'하면 떠오르는 맛이자 창업 초의 고난을 떠올리게 하는 맛 아닐까.
아홉 살에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황 CEO는 패밀리 레스토랑 데니스(Denny's)에서 접시를 닦으며 곤궁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AI라는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낸 그는 지금도 "이 회사는 언제든 30일 내에 망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경호원 한 명만 대동하고 소탈하게 손님들을 대하던 그의 모습을 보며 "젠슨 황이 살아있는 한 엔비디아 경쟁사에 투자하지 않는다"던 한 벤처투자자의 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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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