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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사모대체 시장의 든든한 기둥, 인프라 투자
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사모대체 시장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 ‘인프라 투자’라는 단어는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처럼 매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자산도 아니고,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건물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프라는 도로, 항만, 공항, 발전소, 통신망처럼 우리 일상과 경제 활동의 기반을 이루는 자산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이 약할 뿐, 사모대체 시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비유하자면 인프라 투자는 사모대체 시장의 ‘공공 요금’과 같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달 꾸준히 들어오고 쉽게 끊기지 않는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존재입니다.
인프라 투자는 단순히 도로나 발전소 같은 구조물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핵심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에 투자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료 도로는 통행량을 기반으로 통행료 수입을 얻고, 발전소는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항만이나 공항 역시 사용료와 서비스 수익을 통해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사업들은 대체로 독점적이거나 진입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새로운 도로나 항만은 경쟁적으로 추가하기 어렵고, 정부나 공공기관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의 가시성은 높은 편입니다. 자연히 투자자는 ‘얼마나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보다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금리 상승기에는 자산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고, 이제는 금리 인하 국면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이동하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시점에서 인프라 투자의 매력이 분명해집니다. 인프라 자산의 투자 매력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인프라 자산의 가치는 금리 인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장기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자산은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현재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많은 인프라 자산은 물가와 연동된 요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방어력이 기대됩니다. 전통 자산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장점입니다.
셋째, 인프라 수익은 경기 사이클과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더라도, 소비나 기업 투자보다 변동성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아울러 사모 인프라 투자는 상장 자산과 달리 단기 시장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습니다. 매일 가격이 표시되지 않는 대신, 투자자는 사업의 본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인프라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전력망, 친환경 인프라 등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 자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안정형 자산’이라는 이미지에 더해,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함께 담을 수 있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프라 투자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는 자산은 아닙니다.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는 자산입니다. 사모대체 시장에서 인프라는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라기 보다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경기 흐름을 안정시키는 베테랑 선수에 가깝습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그리고 장기적 시계가 중요해질 수록 인프라 투자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모대체 시장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관문으로, 인프라 투자를 한 번쯤 차분히 들여다볼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사모 인프라 투자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 리테일 투자자들은 투자 의향이 있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Private Equity, Private Debt 등과 같이 얼마 전까지 매우 낯설었던 투자 분야도 의외로 짧은 시간 내에 국내 리테일 시장에 침투하여 지금은 거액자산가들 중심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사모 인프라 역시 곧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낯선 투자 기회가 왔을 때, 해당 기회에 대해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 사모대체 분야 중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축인 인프라 투자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