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교훈 "Fed, AI와 싸우지 말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소비 여전히 강하다' 확인한 블랙프라이데이
26일(미 동부 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새벽에만 해도 시끄러웠습니다. 시카소상품거래소(CME)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선물옵션거래가 어젯밤부터 중단된 탓입니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냉각시스템 고장이 발생하면서 주식선물뿐 아니라 국채, 금, 원유 등 선물과 옵션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 것입니다. 다행히 뉴욕 증시 개장 전인 아침 8시 30분께 거래가 정상화되면서 정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미국의 소매 웹사이트 방문을 추적하는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연말 쇼핑 시즌은 순조롭게 시작했습니다. 어도비는 추수감사절이었던 어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전년 대비 5.3% 증가한 64억 달러를 지출해 추수감사절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어도비는 블랙프라이데이 소비는 8.3% 증가한 117억 달러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높은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할인율이 어도비 예상보다 다소 높다는 점입니다. 어도비는 전자제품 할인율이 최대 28%까지 치솟았고, 의류 25%, 컴퓨터 23% 인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어도비는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5일간 온라인에서 437억 달러가 쓰일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2024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탓인지, 부쩍 경제 및 시장 부양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관세 수입을 고려해 향후 2년 안에 소득세를 완전히 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에 고소득층을 빼고 1인당 2000달러 경기 부양 수표를 주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고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으며,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01k(미국의 퇴직연금)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썼습니다.
2. 인텔 폭등, 오라클 급락…힘 못쓰는 엔비디아
반도체 관련 뉴스가 많았습니다. 이게 개별 주식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글이 TPU를 메타에 공급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최근 알파벳의 주가는 치솟고, 엔비디아 주가는 떨어졌는데요. 그래도 엔비디아의 절대적 지위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입니다. GPU와 TPU 간의 성능 격차가 크다는 겁니다.
개장 전 엔비디아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장이 열리자 내림세를 보였고요. 내림 폭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커졌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해서 해외에서 엔비디아 칩으로 AI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부정적이었습니다. 알파벳은 장 초반 2%까지 올랐다가 보합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샌디스크의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일본의 키옥시아가 미국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데요. 샌디스크가 잠재적 주요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샌디스크는 오늘 자로 S&P500 지수에 편입되었습니다. 샌디스크는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거의 500% 상승했습니다.
3. "수많은 상승 모멘텀"
월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S&P500 지수가 내년 말 7500~8000에 도달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연말까지 산타 랠리가 나타나면서 7000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코베이시레터는 "시장에 많은 상승 모멘텀이 있다. 어떻게 이에 대항해 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다음과 같은 요인을 제시했습니다.
⑴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⑵ 매그니피센트 7 기업의 연간 자본지출이 6000억 달러에 달한다
⑶ 글로벌 AI 인프라 자본지출은 연간 1조 달러 규모다
⑷ Fed는 인플레이션 3%에도 계속 금리를 인하한다
⑸ Fed는 12월부터 양적 긴축(QT)을 종료한다
⑹ 미국 연방정부는 GDP의 6%가 넘는 적자 지출을 지속하고 있다
⑺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6년 1조2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⑻ 트럼프는 소득세를 "완전히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⑼ 트럼프는 2026년 1인당 2000달러 경기 부양 수표를 약속했다
게다가 기술적 측면, 계절성 등도 좋습니다. 스톡트레이더스알마냑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역사적으로 증시 수익률이 세 번째로 좋은 달입니다.
4. '단기 과열' 알파벳, 주가 방향은?
결국 S&P500 지수는 0.54%, 나스닥은 0.65% 올랐고요. 다우는 0.61%, 상승했습니다. S&P500 지수는 6849.09로 마감해 다시 사상 최고 기록(6920.34)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S&P500과 다우 지수는 11월 월간 수익률에서도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11월에 약 1.5% 내림세로 마감했습니다. 3월 이후 처음으로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결국 1.81% 떨어졌고요. 오라클은 1.47% 내렸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0.07% 강보합세를 보였는데요. 이달 들어 13%나 오르는 등 단기 과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레이드네이션에 따르면 알파벳의 주가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61.2% 높은 수준인데요. 2005년 6월 7일 61.7% 높은 수준으로 마감한 이후 가장 높습니다. 당시 한 달 후인 2005년 7월 7일, 주가는 0.8% 상승했고, 3개월 후 0.5% 상승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6개월 후에는 주가가 38% 올랐습니다.
5. 고용 데이터 주목
다음 주에는 미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11월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되고요. 원래 5일에 나왔어야 할 11월 고용보고서는 12월 16일로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ADP의 11월 민간 고용,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의 11월 감원계획 발표는 나옵니다. ADP는 이달 초까지 4주 동안 일자리가 평균 1만3500개 감소했다고 밝혔죠. 또 10월 챌린저 보고서는 "AI 도입, 소비자 및 기업 지출 감소, 비용 상승"으로 인해 해고가 9월 대비 183%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게 한 달간의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화 할지, 올해 초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따른 공무원 해고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가 발표됩니다. 월가는 9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를 바탕으로 근원 PCE 물가가 0.2% 올랐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개인소비는 0.2%로 둔화하고, 개인소득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1일 밤 발언에 나서는데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된 만큼 통화정책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