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28일 오후 3시 7분

국민연금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국내 주식 강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국내 주식 수익률이 50%에 육박하며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3년 연속 사상 최고 수익률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잭팟 터진 국민연금…'국장' 수익률 50% 육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이 1361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48조4000억원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금액가중수익률 기준 11.31%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18%)을 웃도는 성적이다. 올해 9월까지 거둔 수익금은 138조7000억원에 이른다.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운용수익은 876조원이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지난 9월 말 기준 47.3%에 달했다. 새 정부 정책 기대에 따른 국내 증시 강세와 반도체·기술주 랠리가 겹치면서 연초 이후 9개월 만에 5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낸 것이다. 성과의 질도 나쁘지 않았다. 국내 주식은 국내 대표 지수 등을 토대로 산출한 기준수익률(벤치마크)을 2.03%포인트 웃돌았다. 통상 연기금이 벤치마크를 0.3~0.4%포인트만 상회해도 ‘우수한 성과’로 평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초과 수익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주식 수익률도 12.95%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AI·플랫폼·반도체 등 글로벌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을 밀어 올렸다. 해외 주식 역시 벤치마크 대비 0.85%포인트 앞섰다.

채권 투자에서도 수익을 냈다. 국내 채권은 2.51%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이후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금리가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아지며 채권 가격이 올라 평가이익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채권 수익률은 0.27%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주요국 금리가 하락한 데 따라 채권 가치가 상승했고, 이에 따른 평가이익이 수익률을 소폭 끌어올렸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1.46%로, 공정가치 평가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연말 이후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되면 대체투자 수익률과 전체 성과가 변동될 수 있으나 해외 부동산 자산 정상화 등에 힘입어 대체로 양호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 평가액이 크게 불어나면서 포트폴리오 내 비중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8월 14.8%에서 9월 15.6%로 한 달 새 0.8%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연금이 중장기 자산배분전략에서 정한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14.9%)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비중 확대지만 연말까지 리밸런싱(비중 조정) 과정에서 국내 주식 매도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기금운용본부의 전략적·전술적 판단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 상단을 조정하는 방안도 열려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