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기술적 반등(6550)도 실패했나…등급 떨어진 아마존, MS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펀드매니저 45% "AI 버블이 가장 큰 위험"
18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 안팎의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AI 주식을 대표하는 엔비디아와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주식이 모두 2% 안팎 내리면서 거래를 시작한 탓입니다.
새벽에 알파벳의 피차이 CEO의 BBC 인터뷰가 공개됐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냉각된 AI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했습니다. 그는 "AI의 투자 증가가 특별한 순간이기는 하지만 현재 AI 붐에는 어느 정도 비이성적인 면이 있다"라면서 "AI 거품이 터진다면 우리를 포함해 어떤 기업도 예외는 없을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과거 인터넷 산업을 돌아보면 분명히 과도한 투자가 많이 있었다. AI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이성적이지만 비이성적 요소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AI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인류가 개발한 기술 중 가장 심오한 기술이다. 사회적 혼란을 극복해야 하며, 그러면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제 '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가 AI에 대한 과장된 기대와 사모대출 등이 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는데요. 이와 일맥상통하는 주장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 11월 글로벌펀드매니저 설문조사(FMS)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응답자의 45%가 AI 버블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53%가 AI 주식이 버블에 있다고했고요. 응답자의 순 20%는 기업들이 과잉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2005년 8월 설문조사 실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그렇다'라는 답이 '그렇지 않다'라는 답보다 많아진 것입니다. AI 투자에 대한 걱정이 반영된 것이죠.
2. 도이치 "대형 조정 신호 없다"
S&P500 지수는 오전 11시께 6574(-1.5%)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이후에는 조금씩 살아났는데요. 11시가 넘어 나온 두 가지 뉴스가 영향을 줬습니다.
먼저 구글이 업데이트된 대규모 언어모델(LLM) 제미나이 3.0을 공개한 것인데요. 제미나이 3.0은 질문에 대한 답변 수준이 더욱 정교해졌을 뿐 아니라 코딩,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미지 생성에도 훨씬 더 발전된 기능을 갖췄습니다. 또 유료 구독자(AI Ultra)는 이메일 편지함 정리, 여행 예약 등 복잡하고 여러 단계로 구성된 작업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제미나이 에이전트'라는 실험적 기능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① Fed가 최근 매파적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축소되거나 예상보다 덜 풀리면 위험자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실제 지난 10월 29일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뒤 S&P500 지수는 3.2%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지요. 도이치뱅크는 2015~16년, 2018년, 2022년에도 Fed의 매파적 전환은 위험자산에서 조정을 촉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② 올해 주가 상승 속도가 역사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만큼 가팔랐다는 겁니다. 지난 4월 '해방의 날' 이후 10월 말까지 S&P500 지수의 6개월 누적 수익률은 40%를 넘어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강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이치은행은 전반적 투자 환경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판단합니다.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보다 3~4% 정도 낮은 곳에 머물고 있고요. Fed는 경기 침체가 없는 상황에서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에 매우 우호적이라는 겁니다. 또 미·중 무역 합의로 지정학적 긴장도 낮아졌고요. 도이치뱅크는 Fed의 금리 인상 전환이나 뚜렷한 경기 악화, 경기 침체 신호 등 대규모 시장 조정에 앞서 나타나는 전형적 경고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3. 소비 고용 둔화+매파적 Fed
둔화하는 경기 속에 소비, 고용에 대한 걱정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경제와 소비, 고용 둔화는 더 가속할 수도 있습니다.
홈디포는 오늘 아침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은 2.8% 증가하면서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3.74달러로 예상치(3.85달러)를 밑돌았습니다. 테드 데커 CEO는 "시장 금리와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면서 하반기에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신 지속적인 소비자 불확실성과 주택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이 주택 개량 수요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홈디포는 2026 회계연도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도 컨센서스보다 낮게 제시했습니다.
소비 데이터는 나쁘지는 않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10월 고객의 총 카드 지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고 집계했는데요. 이는 2024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입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적은 물량에 더 많은 돈을 내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비자 심리는 더 나쁩니다. 미시간대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역사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요. 콘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은 이번 연말연시 선물에 작년보다 3.9% 적게 지출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의 경우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ADP는 주간 민간고용 데이터를 발표했는데요. 11월 1일까지 4주 동안 주당 평균 25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DP는 10월 25일까지 4주 동안은 한 주 평균 1만1250개 일자리가 줄었다고 발표했었는데요. 이를 1만4250개 감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어제 "노동시장은 여전히 약하고 정체에 가깝다"라면서 12월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의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I가 생산성을 크게 높여 기업들이 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입 대졸자를 채용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어 "노동시장이 잠시 잠잠해질 수 있다"라는 겁니다.
약간 부정적인 고용 데이터가 나오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의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오후 4시께 48.9%로 어제 42.4%보다 조금 높아졌습니다.
4. 반도체 조정 국면 진입
S&P500 지수는 오후에 서너 차례 플러스 전환을 타진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고요. 장 막판에는 매물이 몰려나오면서 하락 폭이 깊어졌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83% 내렸고요. 나스닥은 1.21% 떨어졌습니다. 다우는 1.07%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투자 등급이 낮춰진 아마존은 4.43% 급락했고요. 마이크로소프트도 2.7% 내렸습니다. 호재가 나온 알파벳(-0.26%) 메타(-0.72%)도 소폭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 장중 반등이 기술적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6550 부근에서 반등을 시작했는데요. 이는 지난 10월 2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에서 5% 내린 수준이라는 겁니다. 5% 내림세로 조정이 끝날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이 기계적으로 매수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1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현금 비중이 3.7%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이하는 매도 신호로 여겨지는데요.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2002년 이후 현금 비중이 3.7% 이하인 사례가 20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후 1~3개월 동안 주가는 하락하고 국채가 수익률이 더 높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음 달 금리 인하가 없다면 시장이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주식 포지셔닝은 이제 위험 자산에 대한 순풍이 아니라 역풍"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