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농장이라기보단 공장이네"…'AI 로봇'이 재배·수확까지 [현장+]
'국내 최대 규모' 충남 서산 딸기 스마트팜 가보니
생육 환경 조절부터 수확까지 AI 활용
기후 변화 영향 없는 '사계절 딸기'
라즈베리·블랙베리 등 품종도 늘릴 계획
생육 환경 조절부터 수확까지 AI 활용
기후 변화 영향 없는 '사계절 딸기'
라즈베리·블랙베리 등 품종도 늘릴 계획
'인공지능'이 만든 딸기 공장
게다가 재배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내부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실시간으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수치 등을 감지하면 제어 시스템이 이를 분석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설정된 기준보다 기온이 오르면 쿨러가, 내려가면 히트펌프가 가동되는 식이다. 농장이라기보다는 ‘딸기 공장’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 인건비를 현재보다 40~5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대성 SP아그리 대표는 “딸기 같은 과채류는 사과나 배, 감귤과는 달리 손이 많이 간다. 전체 비용 중 절반 이상이 인건비인데 잎을 제거하는 작업뿐 아니라 수확과 포장까지 모두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로봇 수확기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향후 몇 년 안에는 로봇이 수확부터 포장까지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팜으로 '사계절 딸기' 실현
여름철에도 강원도나 대관령 등 비교적 서늘한 지역의 일부 농가에서 딸기를 재배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베이커리용으로 유통된다. 박 대표는 이 틈새에 주목했다. 그는 일년내내 재배되는 딸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직접 농업에 뛰어들었다.
SP아그리의 모회사는 글로벌 청과 기업 스미후루코리아의 관계사인 SP프레시다. 스미후루코리아 대표이기도 한 박 대표는 ‘사계절 딸기’를 실현하기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농장 운영에 들어갔다. 부지 선정부터 자동화 시스템 구축까지 준비 과정에만 3년을 쏟았다.
박 대표는 기후 위기, 농업인구 감소 등 국내 농가가 처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노지 재배보다 시설 재배가 더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노지 재배는 어떤 작물이든 위험 요소가 크다. 이 지역만 해도 작년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주변 논밭이 다 잠겼다”라며 “냉난방 시설과 온실 환경 제어 시스템 등 자동화 설비를 이용하고 향후에는 현재 재배 중인 10여종의 품종 중 우수 품종만 선별해 더 좋은 라인업을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P아그리는 내년 목표 생산량을 200만~250만t(톤)으로 잡았다. 오는 2028년까지 재배면적도 19만8000㎡(약 6만평)까지 늘릴 예정이다. 향후에는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으로 재배 품종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같은 시설원예를 통해 단순 농업이 아닌 산업 차원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스미후루가 가진 재배면적만 1만3000ha(헥타르)에 달하고 경쟁사인 돌이나 델몬트, 제스프리 등도 2만~3만ha 규모인데 우리나라 농가는 개인단위 영농에 머물러 있다”라며 “이대로라면 외국 청과 기업과 경쟁했을 때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팜을 통해 규모 있는 한국형 글로벌 농업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산(충남)=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