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행객 급증에…서울 호텔 객실료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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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객실 평균가 30만원 육박
시그니엘은 100만원 넘기도
서울·인천 호텔 대부분 만실
외국인 여행객 급증해 방 부족
개별 관광객 늘어난 영향도
신규 호텔 짓기도 어려워
시그니엘은 100만원 넘기도
서울·인천 호텔 대부분 만실
외국인 여행객 급증해 방 부족
개별 관광객 늘어난 영향도
신규 호텔 짓기도 어려워
중저가 호텔이 가격 상승 주도
16일 호텔 데이터 벤치마킹 업체 STR 및 코스타(CoStar)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인천 지역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ADR)는 1박에 약 24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23만4000원) 대비 5.5% 상승했다. 9월 잠정 집계치는 약 29만6000원에 이르러, 상승률이 14.6%에 이르렀다. 서울·인천 지역 호텔의 월별 ADR이 30만원에 육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8월 객실점유율(OCC)은 80.8%였으며, 9월 잠정치 기준으로는 81.6%까지 올라 사실상 ‘만실’ 수준에 근접했다. 초고가 스위트룸이나 예비로 남겨놓은 객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만실’이 됐다는 의미다.
STR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서울의 호텔 객실료 상승세는 놀라울만큼 높았다”며 “이는 신규 고급 호텔이 늘어난데다 새 호텔의 공급 증가율이 지난 2~3년 간 약 2% 수준으로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중보다 주말의 ADR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8월까지 요일별 ADR을 분석한 결과, 금요일과 토요일은 각각 4.7%와 4.9% 높아진데 비해 평일은 1~2%대 느는 데 그쳤다. 호텔 등급별로는 중저가 호텔이 ADR 상승을 주도했다. 중저가 호텔의 상승률은 이 기간 13.9%에 달했다. 이에 비해 럭셔리 호텔은 7.6% 느는데 그쳤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경영 실적 개선도 확인되고 있다. 롯데호텔의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 서울의 올 1~9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객실 가격을 계속 올려도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탄탄하다.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에선 시그니엘 서울 객실료를 최근 주말 기준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다. 평일 기준으로도 최소 80만원대에 현재 객실이 팔리고 있다.
포시즌스 서울 또한 ADR이 지난달부터 90만원을 넘었다. 이는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평균 객실료를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최고 수준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역대 최고치 ADR 기록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 올해 사상 최대 전망
이 같은 객실 단가 상승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있다.올 들어 8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1237만여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늘었다. 이 추세라면 2019년 기록한 사상 최대치 1750만명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185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2000만명을 넘길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입국이 지난달 말부터 허용된 영향이다. 업계에선 연간 100만~200만명의 중국인 신규 유입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단체관광이나 기업 중심이던 호텔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별 관광객(레저 수요) 위주로 바뀐 것도 객실단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단체 여행객을 모집하는 여행사나 기업이 대규모로 객실을 확보하고 단가를 낮추는 것과 달리, 개별 여행객은 글로벌 OTA나 호텔 멤버십을 통해 예약해 객실단가가 높은 편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OTA를 통해 높은 가격에 예약하는 비중이 작년부터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 호캉스 수요 또한 확산해 ADR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 공급이 제한적인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서울 도심은 부지 확보가 어렵고 건축비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경색으로 신축 호텔 공급이 최근 정체돼 있다. 늘어나는 호텔 수요 만큼 공급이 제때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호텔 객실료 상승세가 무한정 이어질 수는 없는 만큼 곧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보다 호텔 객실료가 높은 일본 도쿄의 경우 작년 7월을 기점으로 2만 9개월 만에 ADR이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말 경기 둔화 가능성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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