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자연이 얽힌 실험장”…다대포에 열린 ‘예술의 바다’
'2025 부산바다미술제'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잊힌 흔적 등을 조명
17개국 23팀이 46점의 작품 선봬
부산 다대포 해변에서 11월 2일까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잊힌 흔적 등을 조명
17개국 23팀이 46점의 작품 선봬
부산 다대포 해변에서 11월 2일까지
지금 다대포 해변에는 46점의 작품이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여는 국제 미술제인 ‘2025 바다미술제’가 지난 27일 개막하면서다. 1987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부산비엔날레와 교대로 열리는 격년제 행사인 바다미술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야외 현대미술 축제로 꼽힌다. 누구나 바닷가를 거닐다 작품을 마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데다 모래에 묻힌 오브제, 바닷물에 잠긴 설치작품 등 자연생태와 어우러지는 작업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로 꼽혀 왔다.
2021년과 2023년 기장군 일광해수욕장에서 열렸던 바다미술제는 올해 다시 다대포로 돌아왔다. ‘Undercurrents(밑물결):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이라는 주제로 예술과 인간의 끊임없는 교류와 이 틈새에서 만들어지는 다층적인 움직임을 하나의 장면으로 만들기에 다대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26일 현장에서 만난 김금화 전시감독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경계를 말해보기 위해 밑물결이라는 주제를 삼았다”면서 “잊고 살았던 것들, 소외됐던 전설과 신화 같은 모든 이야기를 다대포에서 다시 소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환경오염부터 도시 재정비, 철새들의 움직임 등 각자의 리듬을 갖고 전시를 보면 된다. 다대소각장을 가면 빛 바랜 기억에 대한 추모가 담긴 조형섭의 ‘장기초현실’를 볼 수 있다. 다대소각장은 가연성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 1998년 조성된 산업 시설로 도시가 원활한 신진대사를 할 수 있게 도왔지만, 2013년 가동 중지 후 방치돼 왔다. 최근 호텔, 인공 서핑장 등 관광·레저 시설로 탈바꿈하는 계획이 발표되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형섭은 방치와 재창조, 인프라와 상상력의 경계에 선 이곳에 의미와 역사적 흔적을 구현했다.
공동 전시감독인 베르나 피나는 “장소 특정적이면서 관객 참여형 작품이 많은데, 이를 통해 다대포가 가진 저항, 회복의 힘을 관객이 직접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부산=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