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 속에 다국적 제약사와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이 앞다퉈 현지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의 전략 선택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지렛대로 미국 의약품 공급망을 재편하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국 내 의약품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수입 의약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에 호응하며 올해 2월부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월 일라이릴리의 270억달러 투자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3월 존슨앤드존슨(4년간 550억달러), 4월 애브비(10년간 100억달러), 로슈(5년간 500억달러), 노바티스(5년간 230억달러), 7월 아스트라제네카(5년간 500억달러) 등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들의 이번 투자 계획에는 구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특히 대규모 투자 계획들에 통상적인 설비투자(CAPEX)가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투자 규모를 미국 정부에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계획상 생산설비 증설보다는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트럼프 집권 이전부터 이어진 미국 내 설비투자

사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이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은 트럼프 정부 집권 이전부터 미국 내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하고 있었다. 특히 2024년부터 바이오로직스(biologics) 설비 증설 소식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