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 전망 여전
가계부채 부추기는 '시그널' 경계
한미회담 결과도 통화정책 '숨통'
10월 기준금리 인하 시사
위원 6명중 5명 "3개월내 인하"
李 "경제전망 보면서 시기 판단"
올 성장률 1%대 달성은 어려워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이하 밑돌듯
한국은행이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동결 조치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 추이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수도권 집값 우려에 두 차례 연속 동결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별관 콘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주택시장 가격 상승 기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고,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둔 상황을 고려했다는 취지다. 그는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도 “유동성을 과다 공급함으로써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거론했다. 이 총재는 협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이고 순조로운 협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달 초 관세협상 결과와 다르게 부정적으로 결과가 나왔다면 성장과 금융 안정 간 상충관계가 더 심해지면서 동결을 결정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지난 5월 0.8%에서 0.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를 유지했다.
◇올해 성장률 0%대 유지
이번 통화정책방향회의는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중 다섯 명은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한 명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7월 회의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의견이 한 명 더 늘었다. 이와 별개로 신성환 금통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신 위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같은 회의 결과는 오는 10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의 전망을 확산시켰다는 평가다. 이 총재도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부동산 정책 공조를 하는 과정에서 인하 시기를 조절하는 정도”라며 “인하 기조가 축소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총재가 이같이 설명한 것은 성장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이날 올해 성장률을 소폭 높이기는 했지만 1%대 성장은 실패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이하 성장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저성장 기조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진 뒤 하반기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반기까지 인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말까지 금리를 연 2.25%로 내린 뒤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더 인하해 연 2.0%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다. 부동산 상황이 10월까지 진정되지 않으면 인하 시점이 11월로 밀릴 가능성이 있는 시각도 나온다. 이 총재는 다만 기준금리가 연 1%대로 내려갈 수 있냐는 질문엔 “내년 상반기에 경제 전망을 다시 하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한은의 디지털화폐 프로젝트인 ‘한강’의 2차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달 1차 테스트 종료 후 투자금액 등에 대한 은행권 반발로 중단됐다. 이 총재는 “110조원 규모 국고보조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을 기획재정부와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며 “프로젝트 한강 2차 사업의 한 부분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기술 개발 의지를 보이고 적극 투자할 의사가 있는 은행 위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는 한국경제에서 증권가와 금융당국을 취재합니다. 최근 '진격의 증권산업', '투자대가 긴급 시장진단' 등의 기획 기사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올 초 급등한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5천피로 후퇴하는 모습, 그리고 다시 반등해 9천피를 달성하는 과정 등 시장의 상황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2013년 입사해 생활경제부에서 4년 간 유통·식품 산업 전반을 취재했고, 경제부에서 6년 간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국무총리실, 한국은행 등을 담당했습니다. 네이버와의 합작회사(아그로플러스)를 설립해 네이버 FARM판을 운영한 경험도 있습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2020년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해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 연재코너로는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