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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못 따라가면 '미이수'라니"…교사들 뿔난 이유 [이미경의 교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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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 3단체, 국회 토론회 개최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 제시

    미이수제·최소성취수준 보장제
    교사 설문조사서 실효성 부족 지적

    수업 부담·학생부 기록 과중 등
    현장 혼란 지적하는 목소리 커져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교원단체들이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시행하려면 최소성취수준 보장제와 미이수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교원 3단체는 18일 국회 의원회관 '고교학점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제안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과목별 학점을 이수해 졸업 요건을 채우는 제도다. 학교가 짜준 시간표에 따라 모두 같은 수업을 듣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진로나 관심사에 맞춰 학생이 직접 수업을 선택해 수업 시간표를 구성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고 학업 성취율이 40%를 넘어야 과목 이수가 인정된다. 기준에 미달하면 학교가 보충 지도를 통해 최소성취수준을 보장해야 한다. 이마저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과목은 ‘미이수’로 처리된다. 미이수 과목이 생기면 상위 학년으로의 진급에도 제한을 받는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재검토 촉구 교원 3단체 연합 기자회견에서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재검토 촉구 교원 3단체 연합 기자회견에서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고등학교 단계의 유급은 일반적이지 않아 제도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게 교사들의 지적이다. 보충 지도 역시 교사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평가다.

    최근 교원 3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78%가 고교학점제의 핵심인 미이수제의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최소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경험한 교사 가운데 97%는 “(이 제도가) 학생 성장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의 75% 이상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으로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한 학기 동안 과목 교사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학생 지도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수업과 평가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답한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고교 교사의 80%가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2개 이상의 과목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86%는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학생부 기록 업무가 과도하다고 답한 비율은 91%에 달했다. 새로운 출결 방식이 정착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70%에 이르렀다.

    교원 3단체 관계자는 "실효성이 없는 최소성취수준 보장제와 미이수제를 폐지하고 대신 실질적인 학습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출결 처리 권한을 담임교사에게 부여하고, 학점과 연동해 학생부 기재 분량을 축소·차등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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