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합의로 소송 끝내려다…되려 '세금 혹' 붙이지 않으려면 [오광석의 Tax&Biz]
조정·화해로 소송 끝낼 때 세금 문제 유의해야
손해배상·월세·퇴직소득…성격 따라 천차만별
조정 단계에서부터 세금 고려해 문서화해야
손해배상·월세·퇴직소득…성격 따라 천차만별
조정 단계에서부터 세금 고려해 문서화해야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조정이나 화해 결정 단계에선 한쪽이 상대방에게 일정 금원을 주면서 진행 중인 소송을 취하하거나 향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결정문에 구체적인 이유는 적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 '당사자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건 아니고, 분쟁의 간이한 해결을 위해 합의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문구를 넣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종종 놓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이다. 조정 등으로 분쟁을 해결하며 돈을 주고받는데 세금이 왜 문제가 될까.
5억 주고받고 소송 종결…세금은 어느 쪽이 부담?
예를 들어 보자. 임차인이 지급한 월세는 임대인의 사업 소득을 구성하는 동시에 임대 용역의 대가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다. 그런데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않아 임대인이 소송을 걸었고, 소송 중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일정 금원(가령 5억 원)을 지급하고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면 어떨까. 이때 세금은 누가 내야 하는가.
또 이 5억 원에는 손해배상금에 해당하는 금원이 있을 수도 있다. 손해배상금은 일반적으로 소득이 아닌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선 법인세나 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용역 제공의 대가가 아니니 부가세 과세 대상도 아니다. 이렇게 보면 손해배상으로 처리하는 게 세무상 가장 유리한 것 같지만, 조정 합의문에 '손해배상'이라고 적으려면 당사자 중 한 명의 잘못이라는 점을 기재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일방의 잘못을 인정하는 방식으로는 조정 자체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전에 대비 안 하면 또 다른 분쟁 씨앗으로
또 다른 예로 해고당한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 및 급여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이 소송이 화해 권고로 종결된 경우를 보자. 권고에 따라 회사가 근로자에게 약정된 금원(역시 가령 5억 원)을 지급했다고 하면, 그 돈의 성격에 따라 회사와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 국세청은 통상 이 5억 원을 기타소득의 한 유형인 '사례금'으로 본다. 그러나 대법원의 입장은 다르다. 사례금은 사무 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 등과 관련해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금품을 의미하는 만큼, 조정으로 소를 취하하거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을 역무의 제공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조정 등으로 소송을 종결할 땐 가급적 세금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세금의 액수에 따라 일방이 조정받지 않을 정도에 이를 수도 있고, 반대로 분쟁 해결이라는 목적이 무색하게 새로운 분쟁의 시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모든 분쟁 당사자 간 의사를 서로 명확히 하고, 이를 문서화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