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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만 6번…꿈결 같은 '전민철의 솔로르'
Cover Story
전민철 데뷔 무대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에서 솔로르 맡았던 전민철
연출·동료·언어 모두 낯선 환경 속
작년보다 무게감·야망의 눈빛 묻어나
"전에 보지 못했던 스타일" 호평
"평상시에도 '솔로르'처럼 걷고 행동
차기작 '백조의 호수''지젤' 하고파"
전민철 데뷔 무대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에서 솔로르 맡았던 전민철
연출·동료·언어 모두 낯선 환경 속
작년보다 무게감·야망의 눈빛 묻어나
"전에 보지 못했던 스타일" 호평
"평상시에도 '솔로르'처럼 걷고 행동
차기작 '백조의 호수''지젤' 하고파"
데뷔 무대의 뜨거웠던 현장…6번의 커튼콜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전민철이 연기한 솔로르는 지난해 선보인 솔로르보다 무게감이 뚜렷했다. 걸음걸이와 눈빛, 동작에서 신분 상승을 향한 무사의 야망, 풋풋한 연애 감정 등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데지레(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크프리트(백조의 호수) 같은 전형적인 왕자가 아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본인 나름의 분석을 치열하게 한 결과다. 여주인공인 무희 니키아를 연기한 나데즈다 바토에바와의 2인무도 큰 실수 없이 흘러갔다. 그러나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는 세 시간의 여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데는 어려움이 엿보였다. 2인무에서 어긋난 파트너링은 때때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전민철의 호연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공연 직후 백스테이지에서 전민철은 자신의 마린스키 발레단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 유리 파테예프 발레마스터(전임 예술감독)와 안드리안 파데예프 예술감독 사이에서 섰다. 파데예프 예술감독은 “마린스키 극장의 관객은 전민철이라는 이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무대 밖 전민철의 성찰
“지난해 ‘라 바야데르’ 전막에 출연한 경험 덕을 많이 봤어요. 무용수에게 작품에 서는 일이 자산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느꼈어요.” 공연 다음 날(지난달 18일) 마린스키 극장 앞 카페에서 만난 전민철은 전일 데뷔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오히려 “지난 무대에서 만들어둔 호흡과 습관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게 문제였다”고 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솔로르를 찾아야 했던 게 고민이었다. “솔로르로 데뷔한다는 사실이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되더라고요. 전사의 위풍당당함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 시대의 살아 있는 인물처럼 보이고 싶기도 했고요.”‘솔로르로 살자.’ 리허설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는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 지냈다. 일부러 보폭을 넓혀 느릿느릿 걷고 평상시에도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리허설 전에는 반드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그 결과 본인이 맡은 솔로르에 한해서는 단 하나의 의심 없이 공연을 해냈다. “공연이 끝나고 새벽 4시까지 깨어 있었어요. SNS에 많은 분이 공연 영상을 올려주셨는데, ‘이 장면에서 내가 이렇게 했나’ 하고 저도 관객의 시선으로 봤어요.”
전민철은 이번 공연에 대해 “잘한 점보다 배운 점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나만의 캐릭터를 만든 다음 무대에서 흔들림 없이 연기한 것. 이 점이 좋았어요. 예전에는 여자 무용수에게 손을 내밀 때 ‘이게 맞나? 내가 왜 방금 이 동작을 했지?’라며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적도 있거든요. 이번 공연에선 그럴 일이 없었어요.” 2인무 파트너링이 연습 때처럼 매끄럽게 나오지 않은 순간은 그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린스키발레단의 전현직 단장으로부터 ‘발레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가 다음번에 맡을 역할은 무엇일까. “‘백조의 호수’와 ‘지젤’은 클래식 발레를 사랑하는 무용수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고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의 친구 머큐쇼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