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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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무역 거래에서 원화 결제 규모가 8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본격화하면 그나마 무역 거래에서 유지되던 원화 결제마저 잠식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작년 韓 수출입서 원화 결제 80조 육박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입(통관 기준) 거래에서 원화 결제 규모는 583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80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수출의 원화 결제 규모는 182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2.7%를 차지했다. 수출 거래에서는 달러화(84.5%)와 유로화(6%) 결제 비중이 90%를 넘었다. 원화 결제 비중은 엔화(2%)와 위안화(1.5%)보다는 컸다.

원화 결제는 수입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졌다. 수입의 원화 결제 규모는 400억8000만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였다. 이는 달러화(80.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경우 원화 결제 비중은 27.3%로 달러화(25.1%)를 제쳤다. 유로화(45.8%)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컸다. 국내 수입차 딜러의 원화 결제 수요가 높다는 전언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에서 법적 지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디지털 결제 시장을 선점하면 무역 거래 내 원화 결제 수요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이 수출입 거래에서 원화를 사용하는 건 원화를 선호해서가 아니라 환전 비용과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윤민섭 디지털소비자연구원 이사는 “교역 상대가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원하면 국내 기업으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무역 거래에 본격적으로 쓰이면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는 외환 거래가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대부분 외환 거래가 은행 등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처럼 탈중앙화한 방식으로 돈이 오가면 정부 통계에 포착되지 않는 ‘그림자 거래’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과 정부가 환율 안정, 외화보유액 관리, 자본 유출입 대응 등 거시경제 정책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