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1채, 나무 250그루 들어…그야말로 '자연속의 삶'이죠
Cover Story
35년간 한옥만 지은 정태도 대목수
한옥 주재료 소나무
나이테 촘촘할수록
그만큼 내구성 좋아
아파트 2층 수준 층고
큰사람 배출하려면
천장 높게 지으란 의미
한옥은 '문화재' 아냐
시대에 따라 변해야
35년간 한옥만 지은 정태도 대목수
한옥 주재료 소나무
나이테 촘촘할수록
그만큼 내구성 좋아
아파트 2층 수준 층고
큰사람 배출하려면
천장 높게 지으란 의미
한옥은 '문화재' 아냐
시대에 따라 변해야
35년째 나무를 다루고 있는 정태도 대목수(54·태도건축 대표)는 “자연 재료로 지었다는 게 한옥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용면적 84㎡ 한옥에 보통 250그루 나무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자연 속의 삶’이다. 한옥에는 주로 소나무가 사용된다. 정 대목수는 “소나무 몸통에선 다량의 피톤치드(천연 항균 물질)가 나오고, 습도와 온도 등을 알아서 조절해 준다”며 “나이테 모양이나 나무의 질감, 색감 등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편안해진다”고 전했다.
정 대목수는 경복궁과 창덕궁 등 문화재 복원 작업을 하면서 처음 한옥의 세계를 접했다. 이때 한옥의 재료 선택과 설계 과정 곳곳에 선조의 지혜가 숨어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선조들은 ‘보고 자라는 이의 성격이 삐뚤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사람 사는 집은 휘어진 나무로 짓지 말라고 했다”며 “한옥 내부의 층고는 아파트 2층 수준인데, 큰사람을 배출하려면 천장을 높게 지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거처 공간’을 넘어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스며들어 있는 점이 한옥의 매력이라는 얘기다.
정 대목수는 시대 변화에 맞춰 한옥도 변화하는 게 자연스럽고 또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한옥을 주로 남향으로 짓는 만큼 습도가 높은 집의 북향 쪽 공간이 많이 상하는 문제가 있다”며 “집 뒤편은 한옥이 아닌 현대식 마감 소재를 사용하는 식의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한옥은 문에 한지를 발랐다. 한지가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나 ‘뷰’(전망)를 최고로 여기는 현대인의 성향을 반영해 ‘유리문’을 다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전통 한옥도 생활 환경에 따라 구조와 형태가 다 달랐다.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엔 집안의 온기를 간직할 수 있는 ‘ㅁ’ 자 형태 집이 많았다. 전라도 평야의 지붕은 나지막한 산세와 어울리게 구성됐다. 정 대목수는 “문화재라고 하면 당연히 과거의 법칙에 맞춰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한옥은 ‘문화재’가 아니라 대대로 거주해온 ‘집’이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