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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무덤'서 존재감…LG TV·현대차, 日 스며들다
한·일 수교 60주년
(2) 일본 시장서 입지 넓히는 韓 대표 기업들
롯폰기 부자들 거실 접수
LG, OLED TV로 고급화 승부수
품질 호평에 시장 점유율 10%대
현대차·삼성폰도 '기지개'
전기차 판매 전년대비 24% 증가
판매망 확대한 갤S25 본격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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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은 ‘외국산의 무덤’으로 불린다. ‘메이드 인 재팬’의 품질이 워낙 뛰어난 데다 소비자도 깐깐해 웬만한 외국산 제품은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 한국 기업에도 일본 기업은 뚫기 힘든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가격이 아닌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은 덕분이다.
◇ 日에 스며드는 LG·현대차
최근 찾은 현대자동차의 일본 요코하마 고객경험센터(CXC)는 시승, 충전, 구매 상담, 애프터서비스 등을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북적였다. 현대차가 2009년 일본에서 철수했다가 13년 만인 2022년 다시 진출하며 만든 센터다. 세키네 다카유키 CXC디렉터는 “매년 5000명 정도 방문해 3년 만에 1만5000명가량이 센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일본에서 현대차 판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해 607대로, 전년 대비 24.1% 증가했다. 온라인으로 전기차만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최근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기반 전기차인 ‘인스타’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닛산 사쿠라 등 경쟁 차종보다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사업 확장 노리는 삼성·SK
도쿄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삼성전자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에는 요즘 S25 시리즈를 찾는 소비자가 붐빈다.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이지만 S25에 대한 반응은 전과 다르다. 그 배경 중 하나는 올해 일본 3대 통신사인 소프트뱅크를 판매망으로 확보한 것이다. 일본에선 그동안 NTT도코모와 KDDI만 갤럭시를 취급했다. 소프트뱅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유통하는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갤럭시의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에 소비자가 매료됐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SK그룹은 올해 일본 사업 통합법인 SK재팬을 공식 출범했다. 에너지, 반도체,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일본과 협력할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 주일한국기업 “정부 간 협력 늘려야”
국내 주요 기업은 일본에서 소재·부품·장비 등을 중심으로 조(兆) 단위 구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판매는 이에 미치지 못해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감소세다. 2010년 361억1983만달러에 달한 대일 무역적자는 지난해 179억8666만달러까지 줄었다. 일본 정부가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무역수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현지에선 국내 기업이 일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한국 정부의 대일 관계 개선 노력이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최근 주일한국기업연합회 회원사(응답 60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 기업의 대일 비즈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가장 많은 23.6%가 환율을, 22.8%는 한·일 정치 관계 변화를 꼽았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