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국판 TSMC' 키우고 글로벌사우스와 공급망 확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 정부에 바란다
    (5) 지경학 시대 생존법

    "韓, 동북아 기술허브 거듭나야"
    기술주권 회복해야 공급망 확보
    소부장 분야 R&D 지원 늘려
    대체불가 '린치핀' 기업 키워야

    전략적 모호성보단 실리 최우선
    다자협정 늘리고 한·일 FTA 추진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체제’에서 세계 10위권 선진국에 오른 국가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2030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5위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무역 장벽과 고율 관세가 여러 나라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과 미·중 갈등, 세계 공급망의 분절화 등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상대적으로 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무역 협정 확대해 미·중 의존 줄여야

    다음달 3일 대선으로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미국이 세계 각국에 관세를 물리고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는 ‘지경학적 갈등’ 속에 출범한다. 미·중이 서로 보복관세를 매기고 무역장벽을 높게 쌓을수록 한국이 설 자리는 비좁아진다. 미국의 ‘탈세계화’와 중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 체제’에 참여하라는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
    '한국판 TSMC' 키우고 글로벌사우스와 공급망 확대
    전문가들은 미·중 사이의 ‘전략적 모호성’ 전략은 수명을 다했다고 진단했다. 세계 무역 질서 재편을 한국이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무역국인 한국은 다자 무역주의의 마지막 수호자가 돼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규칙 기반의 자유무역이 중요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통상당국 한 관계자는 ‘오타와 그룹’을 주도하는 캐나다의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타와 그룹은 캐나다를 비롯해 한국, 호주, 브라질, 유럽연합(EU), 영국 등 1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WTO 내 소그룹이다. 서방국 중심 모임이지만 필요한 경우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한국도 다양한 논의의 틀을 마련해 우리가 원하는 무역 질서를 관철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중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자주의 경제협정에 추가 가입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나희량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 시장을 넓히고, 필요하다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해야 한다”며 “한국이 일본과 가깝게 지내겠다고 하면 미국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가치동맹은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여전히 중요하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념을 떠나 중국의 공급망 장악을 막을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며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게 항상 한국의 안보·경제적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 기술·외교적 존재감이 공급망 열쇠

    10년간 제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중국은 앞으로 ‘기술 굴기’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자원 통제에서 벗어나 기술 통제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준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이 향후 10년간 ‘동북아 기술 허브 국가’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원자재는 물론 제조업 전반에서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와 같은 ‘린치핀’(핵심축) 기업을 보유해야 한국이 설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원장은 “이를 위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엽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인도,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게 미·중의 압력을 완화할 방안”이라고 했다.

    새 정부는 미국의 25% 상호관세가 부과되기 전까지 한·미 관세 협상부터 해결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국산 쌀·소고기 수입, 구글 정밀 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은 해소하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와 조선 협력 등은 단계적으로 접근하자는 식으로 눈앞의 관세를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훈 기자

    제언에 도움 주신 분들 (가나다순)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나희량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이준 산업연구원 부원장, 이준엽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

    ADVERTISEMENT

    1. 1

      공급망 안정화 기금, 대출만으로는 한계…지분투자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통상 정책 과제로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지분 투자 기능 강화를 거론했다. 현재 대출 위주로 운영되는 구조로는 해외 희토류 광산 개발 같은 고위험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없고, 갑...

    2. 2

      서울공화국이 낳은 저출산…"연방제 수준 지방자치 하자"

      매년 60만 명이 태어난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의 결혼과 출산이 최고조에 이르는 2030년 초까지 약 5년은 대한민국 인구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다. 골...

    3. 3

      재정 확대·지출구조조정 병행…스웨덴처럼 '스마트 복지국가'로

      스웨덴은 유럽의 대표적인 ‘복지 국가’다. 복지 분야에 재정을 대규모로 쓰고 있지만 재정 규율은 오히려 엄격하다. 국내총생산(GDP)의 0.33%에 해당하는 재정수지 흑자와 35% 이내의 국가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