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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 104%?…그래도 협상 기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단기 과매도…지금이 싸다?
지난 주말(5일) 사이 트럼프의 보편관세(10%)가 발효되었습니다. 한국 베트남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약 60여 개국에 매겨진 11~50%에 달하는 상호관세는 9일 시행됩니다. 트럼프는 주말 사이 플로리다에서 여러 차례 골프를 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비행기에서 "아무것도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지만, 때로는 무언가를 고치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7일 세계 증시는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는 13.2% 추락했고, 닛케이는 7.8% 하락했습니다. 태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11일까지 일시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모두 4% 이상 내렸습니다. BNP파리바의 스테판 캠퍼 전략가는 "주말 사이 관세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분명히 실망했다. 그래서 시장은 '지금 팔고 나중에 묻자'라는 분위기에 빠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단기 과매도에 따른 것입니다. S&P500 지수는 지난주 트럼프 '해방의 날' 이후 이틀 연속 4% 이상 내렸는데요. 1952년 이후로 이런 경우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두 차례) 2020년 3월 팬데믹 등 네 번뿐입니다. 그리고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런 경우 수익률은 6개월, 9개월, 12개월 뒤 모두 플러스였습니다.
또 옵션 시장에서 풋옵션/콜옵션 비율(공포 지표)이 1.30으로 급등했습니다. 이 비율은 월가의 공포를 측정하는 오래된 지표입니다.
2. 시장을 뒤흔든 15분…가짜뉴스
오전 10시께 주가가 수직으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S&P500 지수는 10시 10분 -2.2%에서 10시 17분 +3.4%까지 전환했습니다. 정확히 7분 사이에 시가총액 2조5000억 달러가 추가된 것입니다. 블룸버그 X 계정 등을 통해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멈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라는 뉴스가 쫙 퍼진 덕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주말 사이 친 트럼프파인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빌 애커먼이 "상호관세에 대해 90일 유예하라. 그렇지 않으면 경제의 핵겨울이 올 수 있다"라고 경고한 뒤여서 더욱 믿을 만했습니다.
3. 래리 핑크 "이미 침체"
트럼프가 재앙적 상호관세를 고집하면 미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애커먼(그는 러트닉에 대해 '그의 회사인 캔터피츠제럴드가 장기 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경제 붕괴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뿐이 아닙니다.
▷최근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수입품뿐 아니라 투입 비용도 상승에 따라 미국산 제품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사람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 크게 고려하고 있다. 관세가 경기침체를 일으킬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성장은 둔화할 것이다.
▷관세 정책은 더 빨리 해결될수록 더 좋다. 일부 부정적 영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적으로 증가하고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이것이 낙타의 등에 더해진 지푸라기를 한 움큼 더 얹은 것일 수 있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격은 여전히 높다.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 계속해서 연착륙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자산 가격을 책정하는 듯하다. 저는 그렇게 확신하지 못한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더 공격적이었습니다.
▷백악관의 조치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인플레이션을 일으킬까 봐 우려한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올해 4~5회의 Fed 금리 인하 가능성은 0%다.
▷얘기를 나눈 대부분 CEO는 우리가 지금 아마도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경제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것은 매도 기회라기보다는 매수 기회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20% 더 떨어질 수 없다는 건 아니다
뉴욕연방은행의 빌 더들리 전 총재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낙관적 시나리오다. 더 가능성이 큰 것은 미국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완전한 경기침체(full-blown recession)에 빠지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 높은 불확실성 속에 많은 기업이 자본지출을 중단하고 관망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언론은 "월마트, 리바이스, 갭은 트럼프가 방글라데시 상품에 37% 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에 대한 명확한 결과를 기다리며 방글라데시 공급업체에 4월 10일까지 일시적으로 배송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대선 후보였던 앤드루 양은 "한 대기업 CEO는 행정부에 국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데 2~3년이 걸리고 관세가 시작되고 나서도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무시당했다. 우리는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멜리우스리서치는 "간단한 현실은 이 무역 전쟁이 곧 해결되지 않으면 고객들이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심지어 AI와 관련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프로젝트들은 비경제적이 될 수 있다. 이 무역 전쟁은 자본지출 침체로 치닫는 위험을 안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4. 줄줄이 증시 전망 하향
이에 따라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7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높은 관세율이 유지되고, 협상이 몇 달 동안 장기화하고, 주요 무역국의 추가 조치가 취해지면, 경기침체 위험이 더 많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겁니다.
시티의 스튜어트 카이저 전략가는 "우리는 매우 신중하다. 관세 영향이 EPS와 성장 예측이 미치는 영향이 예상을 훨씬 넘어섰기 때문에 밸류에이션과 포지셔닝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S&P 4000대 중반의 시나리오도 비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세론자들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완전히 항복한 것은 아니지만요.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백악관에서 나오는 신호를 잘못 해석한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는 "관세 '해방의 날'에 발표된 내용이 예상보다 훨씬 더 나빴기 때문에 사과드리고 싶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격노한 것은 무역 전쟁에 대한 반응 때문이 아니라, 백악관이 자본주의의 핵심 규약, 즉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을 깨뜨렸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주식은 너무 크게 하락했고, 경기침체 위험은 지나치게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라면서 빌 애커먼 등이 상호관세를 연기하자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여러 국가가 백악관에 양보를 제안했으며, 트럼프가 시장 매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5. 금리는 왜 치솟았나? 10년물 4.2%
뉴욕 채권시장에서 예상외로 장기 금리가 20bp 이상 치솟은 것도 불안 요인입니다.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금리가 높게 유지된다면 이는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SGH매크로의 팀 듀이 이코노미스트는 "수익률이 더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세 가지 정도가 제기됩니다.
① 인플레이션 우려입니다. 오늘 제이미 다이먼 CEO나 래리 핑크 모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걱정했습니다. 채권 투자자 사이에도 그런 우려가 큽니다. 그러다 보니 Fed가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관측도 강합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6월 회의까지도 명확성을 갖지 못할 것이다. 회사들이 재고를 몇 달 치 갖고 있으므로 관세 영향이 그때까지 명확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시장 변동으로 마진콜에 처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있다는 추정입니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채권 수익률 급등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경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투자자는 그들이 팔 수 있을 것을 다 팔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③ 중국 등이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입니다. 아이파이AI의 론 인사나 CEO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국채를 팔고 있을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내일부터 미 재무부는 3년, 10년, 30년물 채권 1190억 달러 어치를 연이어 경매에 부칩니다. 경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6. 트럼프 "중국 제외 즉각 협상 시작"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 11시께 중국에 대해 "내일까지 34%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중국에 추가 50%를 매기겠다"라고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실제 관세가 부과된다면 트럼프가 지난 1월 말 취임한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는 104%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실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오늘 일본과 무역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도 아침에 "관세에 대해 몇몇 국가가 좋은 거래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가 정말 좋은 거래를 제안하면 경청하고 거래가 충분히 좋은지 결정할 것이다. (애커먼의) 핵겨울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오늘 오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스라엘은 17% 상호관세를 얻어맞은 나라죠. 우방인 만큼 이스라엘 관세가 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많은 나라가 우리와 협상하기 위해 오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라면서 "그것은 공정한 계약이 될 것이며 많은 경우 그들은 상당한 관세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협상을 언급하면서 관세가 영구적이라고 말하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에 "그것은 둘 다 사실일 수 있다. 관세는 영구적일 수 있으며 그것은 협상이 될 수도 있다"라고 모호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9일 상호관세 부과를 일시 유예할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습니다.
중국 외에는 다른 나라들이 아직 보복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가장 큰 곳이 EU인데요. EU는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zero-for-zero tariffs)를 미국에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또 이번 주 확정 예정인 철강 관세 보복 계획도 애초보다 축소하기로 하는 등 보복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보복 계획에 들어있던 미국산 버번위스키를 삭제한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베트남에도 주목하는데요. 지난주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의 토람 공산당 서기장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나누었다. 그는 미국과 합의할 수 있다면 관세를 0%로 낮추고 싶다고 했다"라고 밝혔었는데요. 파이퍼샌들러는 46%인 베트남의 관세율이 낮아질지 주목하라고 밝혔습니다. 그게 트럼프가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은 베트남이 관세를 0으로 인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짜 초점은 비관세 장벽에 맞춰져 있다"라고 비판했는데요. 베트남 정부에서는 "비관세 장벽에 대한 미국 우려에 대응하겠다"라고 긍정적으로 나왔습니다.
7. 기술 강세론자 "애플, 테슬라 목표주가 대폭 하향 조정"
주요 지수는 종일 관세 뉴스를 따라 오르내렸습니다. 결국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3%, 다우는 0.91% 내렸지만, 나스닥은 0.10% 강보합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S&P500은 장중 한때 4.7%까지 추락하며 약세장 진입(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지만 반등해 고점 대비 18% 낮은 수준으로 거래를 끝냈습니다.
요즘 빅테크, 기술주의 변동 폭이 큰데요. 매출의 절반가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게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즉 트럼프의 탈세계화가 본격화되면 성장이 꺾일 수 있지요. 아폴로매니지먼트는 "Mag 7의 수입의 약 5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는 전체 S&P500 기업의 41%보다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EU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복 수단은 트럼프와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는 대상인 기술 기업을 겨냥해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8. 협상 이뤄져도…
협상이 이뤄지면 미국 증시는 회복될까요? 월가에서는 부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고, 그건 둔화하는 경제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도 "국가들이 백악관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다. 상호관세 숫자 중 일부는 4월 9일 전에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다. 관세 발표로 인해 경제와 신뢰에 엄청난 피해가 가해졌고, 그것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대통령이 관세 전략을 완전히 바꾸거나 의회의 반발에 직면하거나 법원에서 관세 계획이 축소되는 게 나올 때까지 주가 하락은 멈춰지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레온 쿠퍼먼은 "30년간의 잘못된 경제 운영을 하룻밤에 고칠 수는 없다. 트럼프는 올바른 조치를 하고 있지만,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다. 증시의 바닥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올라갈 때 매도하라. 관세의 장기적 영향은 인플레이션 증가와 성장 감소"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관세의 출구가 하나라도 나타나기 전까지 이 시장은 또 다른 하락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보복함에 따라 상황은 악화할 수 있다. 어닝시즌이나 거시경제 데이터가 어떤 상승세를 제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