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OE 금이 시장보다 싸다? 트럼프 관세 우려에 가격 역전 [원자재 포커스]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금의 지역별 가격 차이를 유발했다. 귀금속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에 트레이더들이 금 확보에 나서자, 미국에서는 금 가격이 시장 가격 이상으로 형성됐고 영국 중앙은행(BOE)의 금 가격은 오히려 시장 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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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OE의 금 가격은 런던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에 비해 온스당 5달러 이상 저렴하게 형성됐다. 보통 BOE의 금과 런던 시장의 금은 동일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이가 나더라도 수십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비해 트레이더들이 금을 확보하면서 BOE의 금 처리에 과부하가 걸렸다. BOE에서 금을 인출하려면 수 주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BOE의 금 가격과 시장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로버트 고틀리브 JP모간 전무이사는 “BOE에서 금을 빌리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병목 현상이 생겼다”며 “BOE는 상업용 금고가 아니기 때문에 긴 대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에서 거래 가능한 금이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동시에 미국의 금 가격은 국제 벤치마크 수준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재고는 88% 증가하는 등 미국으로 금이 대거 이동했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국으로 금을 보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다.

지역별로 가격에 차이가 생기다 보니 영국에서 금을 사서 미국으로 보내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더들은 금을 단기로 빌려서라도 거래하려 하기 때문에 금 대여이자 비용도 상승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금 1주일 대여 이자율은 이전 연 2~3% 수준에서 올해 연 약 10%로 상승했고 1개월 대여 이자율은 평시 0%대에서 최근 연 4.7%까지 치솟았다. 영국 귀금속 컨설팅 회사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전무이사는 “금 대여금리는 정상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며 “앞으로도 한동안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9% 급등한 금 가격 / 사진=블룸버그 통신 캡처
올해 들어 9% 급등한 금 가격 / 사진=블룸버그 통신 캡처
대내외적 불안에 따라 금 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WG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 수요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4974톤)를 기록했고 올해 수요는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종 정책이 정치적, 경제적인 혼란을 일으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869.5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9.36% 올랐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