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시장이 ‘키트루다 천하’가 된 지 10년이 넘었다.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1L) 시장은 그 규모 덕분에 누구나 노리는 시장이지만 이 시장의 패권을 잡고 있는 키트루다를 넘어서긴 어려웠다. 그런데 이 같은 구조에 변동이 생겼다. 서밋테라퓨틱스의 이보네시맙은 새로운 면역항암제의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이보네시맙이 키트루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2024년 항암제 연구자라면 공통적으로 가졌던 궁금증이었을 것이다. 2024년 5월 서밋테라퓨틱스는 자사 이보네시맙이 키트루다 보다높은 효능을 입증했다고 발표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서밋의 주가는 발표 당일인 5월 30일에만 271% 상승하며 투자자들도 흥분시켰다. 더구나 이보네시맙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키트루다와의 비교를 넘어서 전체 항암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기에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면역항암제의 태동기

이보네시맙에 대해 논하기 전 면역항암제 개발 흐름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자. 2000년대 후반부터 면역항암제는 다국적 제약사 항암제 사업부의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과제로 부상했다. 이전까지 표적항암제 등으로 직접적 암세포를 사멸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 기능을 되살려 종양 사멸 효과를 극대화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양한 표적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됐으며 2011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CTLA-4 표적 면역관문억제제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가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그 성과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2013년 PD-1 표적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등 2023년 현재까지 10종(FDA 승인 기준)의 면역항암제가 출시됐다.

2018년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PD-1, CTLA-4 등 표적 발굴에 공로가 있는 제임스 P. 앨리슨 미국 텍사스주립대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 등이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 기준 면역항암제 10종의 합계 매출은 약 480억 달러(약 70조 원)까지 성장했으며 키트루다 및 옵디보의 특허 만료 시점인 2028~2029년 전체 면역항암제 시장은 650억~7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트루다와 정면 승부 나선 이보네시맙

그런데 2010년대 폭발적인 면역항암제 시장 성장과 별개로 신규 표적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2011년 이후 CTLA-4, PD-1, PD-L1 등 3가지 표적이 검증된 후 ‘차세대 키트루다’를 표방하며 다양한 물질이 임상시험에 도전했으나 대부분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2년 BMS의 LAG-3 차단 항체 복합인 옵두알라그(니볼루맙×렐라틀리맙)가 FDA로부터 승인받은 것이 새로운 표적 발굴의 작은 성과였다. 그리고 면역항암제 시장은 키트루다 전성시대를 뒤로하며 바이오시밀러 등장과 함께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