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등에 업은 독일 극우당…총선 앞두고 지지율 상승세

독일대안당(AfD)의 총리 후보 알리체 바이델./사진=EPA

독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의 지지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 정당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주간 벨트암존타크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의 이달 6∼10일 여론조사에서 AfD 지지율은 22％를 기록했다.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3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AfD의 지지율은 일주일 사이 2％ 뛰어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16％)과 AfD의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로 벌어졌다. SPD와 임시 소수연정을 꾸리고 있는 녹색당은 지지율 13％로 여전히 4위에 머물렀다. 독일은

머스크 CEO는 지난달 독일 주간지에 AfD 지지 기고를 실었다. 또 지난 9일에는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담하며 AfD에 투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벨트암존타크는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대담의 효과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논평했다.

AfD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알리체 바이델 공동대표를 총리 후보로 선출했다. AfD가 총선에서 자체 총리 후보를 세운 것은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바이델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집권 100일 안에 국경을 폐쇄하고 이주민을 대규모로 송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풍력발전 터빈을 모두 철거하고 폭파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다시 연결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끌어오겠다고도 밝혔다.

바이델 대표가 실제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른 정당들이 AfD와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AfD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최근 오스트리아처럼 극우 정당을 제외한 연정 구성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스트리아 중도보수 국민당(ÖVP)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Ö)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득표율 28.9％로 제1당에 오른 극우 자유당(FPÖ)을 빼고 연정을 꾸리려다가 최근 무산됐다. 독일 역시 최근 지지율대로면 AfD를 제외한 2개 정당만으로는 의석수 과반의 다수정부를 꾸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정치권은 머스크가 독일 정치 현황에 큰 관심도 없으면서 AfD를 지지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fD는 화석연료 친화적인 정책을 지지하는 정당이라 브란덴부르크주의 테슬라 독일 공장 설립도 반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AfD는 테슬라의 공장 확장계획에도 반대 중이라 독일 테슬라 공장 안드레 티에리히 공장장은 지난해 9월 주의회 선거에서도 AfD에 투표하지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