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 합칩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 “힘 합칩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대한민국의 질곡을 함께 헤쳐나갈 동지”라고 했다. 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반(反)윤석열 정권’ 전선 형성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어 임종석 전 실장 등 친문(친문재인)계를 공천에서 배제한 민주당이 또 다른 대선 실패 원인인 조 대표를 끌어안은 건 자기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조국혁신당과의 선거 연대에 부정적인 기류가 많았다. 자녀 입시 비리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와의 협력이 자칫 ‘공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데에는 ‘조국 사태’도 한몫했다는 인식 역시 강하다.

이 때문에 범야권과 비례연합 실무 협상을 주도했던 박홍근 의원은 지난달 “(조국 신당은)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민주당이 조 대표와 손을 잡으면 ‘반윤 연대’는 부각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중도층 이탈로 정작 중요한 지역구 선거가 정말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핵심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도 이날 당대표실을 예방한 조 대표의 손을 두 손으로 맞잡으며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의지는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며 ‘검찰독재 조기 종식’ ‘김건희 씨를 법정으로’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처 독립’ ‘모든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 등을 거론했다. 이어 “민주당은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를 끌어오고 조국혁신당은 투표 독려 운동을 강하게 전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냈다가는 역풍이 불 수 있는 목소리를 조국혁신당이 대신 내주겠다는 의미다.

다만 두 대표가 비공개 회동에서 지역구 연대 같은 구체적인 선거 연대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배석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