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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중앙지검 인력 절반이 '특수'…민생 수사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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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부 인력, 형사 9개부와 맞먹어
    기술탈취 수사 전문성 강화해야

    권용훈 사회부 기자
    [취재수첩] 중앙지검 인력 절반이 '특수'…민생 수사는 누가
    “중앙지검 반부패 수사 3개 부서 검사 수가 형사 9개 부서와 맞먹는 게 말이 되나요?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특수부에만 집중하니 민생·기업 현안 관련 사건은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특수부’로 불리는 반부패수사부에만 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나머지 부서는 일손이 부족해 직접 수사는 손을 대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거물급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비위 행위를 잡아야 이름을 알리고 승진에 유리하다 보니 중앙지검장과 산하 1, 2, 3차장들이 반부패부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의 평검사들은 반부패 수사 3개 부서에 집중 배치돼 있다. 대장동 사건 등을 담당하는 반부패 수사 1~3부에 소속된 평검사는 22명이다. 반면 전세 사기, 유사 수신 범죄 등 민생 현안과 밀접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1~9부에 속한 전체 평검사는 28명뿐이다.

    반부패수사부에 수사 인력이 몰린 탓에 경제·산업계를 수사하는 부서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반도체, 2차전지 등 국가 핵심 기술이 중국 등지로 유출된 사건을 수사하는 정보기술범죄수사부 소속 평검사는 3명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ASML 등 해외 기업의 한국지사가 몰려있는 수원지검의 방위산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에도 평검사가 5명뿐이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 이후 중대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도 5억원 이상 경제사범으로 한정되면서 중대 경제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검사 증원도 쉽지 않다. 2014년 개정된 검사정원법에 따라 검사 정원은 10년째 2292명이다. 검사 정원을 2027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검사정원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다.

    과거 특별수사부로 불렸던 반부패수사부는 2019년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대통령부터 여당 대표, 주요 정부 기관장까지 특수부 출신 검사가 주름잡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젊은 검사가 모두 거물급 정치인을 잡고 출세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정치 사건을 수사해 남는 게 뭐가 있겠느냐. 횡령, 기술 탈취 등 기업 사건 수사에서 배우는 게 훨씬 많다”는 한 평검사의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면서 민생 현안과 관련된 중대범죄가 더욱 늘어날 게 자명하다. 지금부터 지식재산권, 기술 탈취 등 전문성을 갖춘 검사 인력을 키워내지 못한다면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사건들을 미리 막지 못할 수 있다. 사회경제 구조 변화에 맞춰 검사 인력을 재배치하는 신임 지방검사장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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