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 땐…'몸값 3조' 에코비트, KKR에 뺏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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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변수 된 '에코비트'
티와이홀딩스, 에코비트 담보로
사모펀드 KKR에서 4000억 빌려
부도 위기만 와도 담보지분 뺏길 판
티와이홀딩스 연대보증이 관건
KKR은 1년만에 1.1조 차익 기회
티와이홀딩스, 에코비트 담보로
사모펀드 KKR에서 4000억 빌려
부도 위기만 와도 담보지분 뺏길 판
티와이홀딩스 연대보증이 관건
KKR은 1년만에 1.1조 차익 기회
▶마켓인사이트 1월 4일 오후 2시 13분
태영그룹이 3조원 몸값의 계열사인 에코비트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KKR에 한 푼도 못 받고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KKR로부터 4000억원을 빌리면서 에코비트 지분 50%를 담보로 제공한 게 화근이 됐다.
4일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티와이홀딩스가 부도 위기에 직면하면 KKR이 에코비트 지분을 전량 몰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계약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건은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제공한 연대보증 건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만기도래한 채무를 갚지 못하면 연대보증을 제공한 티와이홀딩스에도 연쇄 부도(크로스 디폴트)가 발동한다. 결국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그룹 핵심 계열사까지 무일푼으로 뺏길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KKR 측은 담보권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KR이 담보권을 행사해 에코비트 지분을 가져가면 태영건설의 정상화 절차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태영 측은 에코비트 지분을 매각해 약 1조원을 마련한 뒤 채권단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하지만 KKR이 에코비트 지분에 담보권을 행사해 지분을 몰취하면 태영은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태영 측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절차를 통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지난 3일 열린 채권단설명회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이며 워크아웃 순항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과 블루원 매각 대금 등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를 해소하는 데 일부 먼저 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지원이 우선되지 않아 워크아웃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채권단에선 태영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를 먼저 갚아 태영건설과 절연한 뒤 다른 계열사를 살리고 태영건설만 법정관리에 나서게 하는 ‘꼬리 자르기’ 행보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양측의 대치가 촉발된 계기는 태영 측이 지난달 2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으로 확보한 2062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대신 티와이홀딩스가 보증한 경북 구미 꽃동산아파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채무 500억원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태영 측의 행보가 ‘자충수’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티와이홀딩스에 만기 도래하는 태영건설 연대채무 832억원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상환 유예 상태에 있다. 채권단이 태영과의 해법을 찾지 못해 다시 상환 요청을 하면 갈 길이 바쁜 태영 측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태영 측은 4일 대주주가 484억원을 사재 출연하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KKR로선 태영이 채권단, 금융당국과 대치하는 상황이 유리할 수 있다. 디폴트가 발생해 담보권을 실행하면 대출 1년여 만에 1조10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두는 ‘대박’을 치게 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태영 측이 돌연 법정관리를 선언하거나 채권단과 극단적으로 대치하다 보면 자본시장 반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KKR로선 에코비트 지분을 몰취하는 데 따른 여론 부담을 덜고 명분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박종관/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
태영그룹이 3조원 몸값의 계열사인 에코비트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KKR에 한 푼도 못 받고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KKR로부터 4000억원을 빌리면서 에코비트 지분 50%를 담보로 제공한 게 화근이 됐다.
4일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티와이홀딩스가 부도 위기에 직면하면 KKR이 에코비트 지분을 전량 몰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계약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건은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제공한 연대보증 건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만기도래한 채무를 갚지 못하면 연대보증을 제공한 티와이홀딩스에도 연쇄 부도(크로스 디폴트)가 발동한다. 결국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그룹 핵심 계열사까지 무일푼으로 뺏길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알짜’ 에코비트 통째로 뺏기나
티와이홀딩스가 KKR로부터 사모사채 발행 형식으로 4000억원을 차입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원래 만기는 2027년 1월이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총 310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한 티와이홀딩스까지 재무 위기에 직면하면서 기한이익상실(만기 전 대출 회수) 가능성이 커졌다.KKR 측은 담보권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KR이 담보권을 행사해 에코비트 지분을 가져가면 태영건설의 정상화 절차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태영 측은 에코비트 지분을 매각해 약 1조원을 마련한 뒤 채권단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하지만 KKR이 에코비트 지분에 담보권을 행사해 지분을 몰취하면 태영은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태영 측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절차를 통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지난 3일 열린 채권단설명회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이며 워크아웃 순항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과 블루원 매각 대금 등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를 해소하는 데 일부 먼저 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지원이 우선되지 않아 워크아웃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채권단에선 태영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를 먼저 갚아 태영건설과 절연한 뒤 다른 계열사를 살리고 태영건설만 법정관리에 나서게 하는 ‘꼬리 자르기’ 행보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 태영 ‘꼬리 자르기’ 의심
채권단은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 대신 자신들의 채무 상환에 급급한 것을 결국 에코비트를 지키기 위한 행보로 의심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 연대채무를 모두 갚아 디폴트 우려를 해소하면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티와이홀딩스나 나머지 계열사로 불씨가 옮겨붙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에코비트를 높은 가격에 매각해 그룹 정상화에 사용할 수 있고, 핵심 계열사인 SBS의 경영권도 지킬 수 있다.양측의 대치가 촉발된 계기는 태영 측이 지난달 2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으로 확보한 2062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대신 티와이홀딩스가 보증한 경북 구미 꽃동산아파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채무 500억원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태영 측의 행보가 ‘자충수’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티와이홀딩스에 만기 도래하는 태영건설 연대채무 832억원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상환 유예 상태에 있다. 채권단이 태영과의 해법을 찾지 못해 다시 상환 요청을 하면 갈 길이 바쁜 태영 측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태영 측은 4일 대주주가 484억원을 사재 출연하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KKR로선 태영이 채권단, 금융당국과 대치하는 상황이 유리할 수 있다. 디폴트가 발생해 담보권을 실행하면 대출 1년여 만에 1조10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두는 ‘대박’을 치게 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태영 측이 돌연 법정관리를 선언하거나 채권단과 극단적으로 대치하다 보면 자본시장 반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KKR로선 에코비트 지분을 몰취하는 데 따른 여론 부담을 덜고 명분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박종관/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