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탕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감미료로 ‘제로 음료’ 등에 흔히 사용되던 아스파탐이 인체 발암 가능성 물질로 지정될 예정이다.

영국 로이터통신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다음 달 14일 아스파탐을 처음으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군)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평가해 분류하고 있다. 분류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담배와 석면, 다이옥신, 벤조피렌, 가공육이 속한다.

이어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발암 추정’(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2A군으로 지정돼 있으며 2B군은 이 아래 등급이다.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달 초 외부 전문가들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아스파탐에 대한 IARC의 결정은 모든 공개된 근거에 의해 해당 물질이 잠재적으로 위험한지 아닌지만을 판단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965년 발견된 아스파탐은 ‘제로 음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최근 더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단맛이 설탕의 200배에 달해 극히 소량만 첨가해도 설탕이 든 음료와 유사한 맛의 식품을 만들 수 있고, 덕분에 칼로리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등급 평가와 함께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에 대해서도 WHO 산하의 국제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가 IARC와 같은 날에 발표할 예정이다. JECFA 역시 올해 들어 아스파탐 사용에 대해 평가해왔다. JECFA는 1981년 이후 아스파탐이 일일 제한량 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는 의견을 유지해왔다. IARC 대변인은 IARC와 JECFA 위원회의 결정이 다음 달까지 비밀로 유지되며 이 두 기관의 발표 내용이 “(아스파탐의) 발암성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적인 첫 단계”라고 밝혔다.

아스파탐이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 관련 여파가 클 수밖에 없기에 관련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 감미료 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IARC는 식품 안전 기구가 아니며 IARC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