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제조 장비 분야에서 30년 이상 기술을 쌓아온 엔지니어들이 뭉쳐 초저염 건조 멸치를 내놨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존 상품에 비해 염도를 20분의 1 이하로 대폭 낮춘 게 특징이다. 오는 4일부터 롯데마트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다.

염도 0.3% 미만의 초저염 건조 멸치를 만든 스타트업은 ㈜무풍지대다. 엔지니어들이 ‘반도체 공정 기술을 식품 제조에 활용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2020년 6월 설립한 푸드테크 기업이다.

무풍지대는 반도체 제조 설비 및 공정에 적용되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원적외선 진공건조 숙성(5DnA)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멸치의 맛과 영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염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이다. 회사 관계자는 “식품 건조는 열, 압력, 파장, 진공, 냉동의 5대 요소를 제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5DnA는 식품 특성에 따라 이 다섯 요소를 원하는 강도와 속도, 크기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저염 기준 (100g당 305㎎) 미만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저염 멸치는 무풍지대 제품이 유일하다.

바닷물 염도가 3%를 웃도는 데다 건조 및 유통 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해 많은 양의 소금을 추가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로는 식약처의 저염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무풍지대는 다양한 건조 숙성 수산물과 축산물, 과일과 야채 등 건조식품을 개발·출시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