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미공개 작품이 NFT(대체불가토큰)로 발행된다. 피카소 손녀를 비롯한 상속인들이 그가 만든 도자기를 NFT 형태로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 피카소와 그녀의 아들 플로리안 피카소가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을 NFT로 판매한다"고 26일 보도했다. 오는 3월 경매업체 소더비가 주최한 자리에서 실제 도자기 그릇도 판매될 예정이다.

NFT는 사진 동영상 등 디지털 파일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일종의 '디지털 정품 인증서'인 셈이다. 실제 예술 작품은 스캔 등을 통해 디지털 파일로 변환한 뒤 NFT로 만들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피카소 상속인들이 예술계와 금융계를 휩쓸고 있는 NFT 열풍에 올라탔다"며 "피카소 NFT는 비틀즈의 노래가 마침내 애플의 아이튠즈에 올라간 것과 같은 획기적인 상징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피카소 가족들이 NFT화하는 작품은 샐러드볼 크기의 도자기다. 노란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이 칠해진 작품이다. 피카소 증손자인 플로리안은 "우리는 이 화려한 도자기가 NFT를 시작하기에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FT는 위대한 예술가(피카소)를 기린다"며 "항상 창의적이던 피카소와 그의 작업방식에 경의를 표하기 때문에 NFT는 피카소의 유산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NFT 세계와 미술 세계를 연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경매에서 나온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사회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간호사 부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자선단체와 탄소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비정부 단체 등이다. 이번 NFT에는 음악도 입혀질 예정이다. 음악 프로듀서이자 DJ인 플로리안과 가수 겸 작곡가 존 레전드, 래퍼 나스가 만든 음악도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