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예약 줄줄이 취소…준비한 식재료 모두 버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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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5인 모임 금지' 연장
자영업자들 대혼란
"하루아침에 정책 확 바꾸나
1주 후엔 또 어떻게…답답하다"
자영업자들 대혼란
"하루아침에 정책 확 바꾸나
1주 후엔 또 어떻게…답답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 유예되자 자영업자들은 1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서울·경기·인천에서는 6인까지 사적모임과 밤 12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한 거리두기 개편안이 이날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세지면서 방역당국은 오는 7일까지 현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확진자 수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는 하다. 하지만 새 거리두기 체계에 맞춰 장사를 준비하고 있던 자영업자들은 시행 하루 전 전격적으로 연기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 관철동 ‘종각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이날 점심시간에 만난 횟집 주인 A씨는 “5~6명 규모의 예약이 많이 들어와 직원들과 그에 맞춰 식재료를 준비했는데, 모두 날리게 됐다”며 “어떻게 정책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동 국제금융로에 있는 고깃집 점장 B씨도 “개편안 시행이 유예되면서 10건 이상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며 “‘나눠서 앉을 테니 식사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집합금지 조치로 그동안 영업이 전면 금지됐던 유흥주점 사장들은 영업 재개를 기대하고 직원을 다시 불러 모았지만 허사가 됐다. 수유동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김기준 씨(71)는 “직원들과 함께 ‘앞으로는 별탈 없이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고사를 지내다가 집합금지 유지 소식을 들었다”며 “다른 일자리를 그만두고 다시 돌아온 직원도 있는데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감염력이 더 센 델타 변이가 국내에 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하필수 노래연습장협회 회장은 “1주일 뒤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해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 원상복귀될 것 아니냐”며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회원 업체 모두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 중반께 새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주말까지 상황을 본 뒤 다음주 월~수요일에 각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 다음주 중후반까지 수도권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최다은/최예린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