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경기 바닥에 위기 맞은 도도포인트
음식점 점주들 "고객 재방문 늘려라"
역대급 할인쿠폰 문자발송 서비스로 수익
'도도카트' 앱은 점주 위해 식자재 구매 관리
공공기관과도 협업…농산물 물가정보 공개

소상공인들을 위한 고객관리 플랫폼 '도도포인트'는 음식점, 카페 사장들이 수기나 종이 스탬프 방식으로 해오던 적립 혜택을 모바일 앱과 태블릿PC로 끌어들였다. 적립 쿠폰을 지갑에 넣을 필요가 없어진 소비자와 단골 고객을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게 된 점주 모두 열광했다. 올해까지 도도포인트 누적 가입자 수는 2500만명이 넘는다.
도도포인트는 2012년 등장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스포카가 운영하고 있다. 스포카는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올라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악어와 악어새' 구조로 외식시장이 커지며 함께 성장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외식업과 스포카 모두에게 큰 악재였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가지 않아 도도포인트를 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배달 매출은 도도포인트에 자동 적립되지 않는다.
스포카는 코로나19 위기를 넘기 위해 △쿠폰 발행을 위한 문자 서비스 대행 △식자재 비용관리 전용 앱 출시 등 두 개의 반전카드를 꺼내들었다.

도도포인트 적립을 통해 쌓인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것이 위기 때 큰 도움이 됐다. 가령 점주 선택에 따라 '우리 매장을 3회 이상 방문한 20, 30대 여성' 에게만 맞춤 쿠폰을 발송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 축적의 힘'을 실감한 스포카는 지난 8월 다른 사업에도 진출했다. 음식점 점주들이 발주하는 식자재 구매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자동으로 지출내역을 정리해주는 모바일 앱 '도도카트'를 출시했다. 점주는 한달 간 가장 많이 발주한 식자재가 무엇인지, 얼마에 샀는지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주 구매하는 농산물 품목의 시세도 앱을 통해 알려준다.
스포카는 도도카트를 무료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모바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점주들을 위해 명세서를 모아 스포카로 보내주면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서비스도 무료 제공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이 연 38조원에 달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크게 뒤쳐진다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였다.

도도카트 앱은 출시 4개월 여 만에 7000명 이상의 점주들이 내려받아 사용했다. 영수증만 입력했는데도 식자재 납품업체 1만2000곳, 식자재 거래 품목 14만 개의 정보가 모였다. 도도 카트에 입력되는 거래대금은 월 40억원이 넘는다. 최 대표는 "생각보다 월간 식자재 지출비용을 수첩에조차 적어놓지 않는 사장님들이 많았다"며 "거래 정보가 쌓이다보면 점주들이 더 저렴한 식자재 공급사가 있는지 비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포카는 2012년 도도포인트를 처음 선보인 후 성장을 거듭했다. 2017년 32억원이던 연 매출은 지난해 101억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음식점 매장 매출이 크게 줄면서 예년같은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매출 다각화 노력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매출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