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D-1…230만 '농민 대표자' 누가 될까
230만 농민의 대표를 뽑는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1일 열린다. 역대 최다인 10명이 후보로 등록,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른다. 후보가 많기 때문에 결선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농업계 안팎에서는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 조합장,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 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 조합장, 최덕규 전 합천 가야 조합장 등의 당선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남 출신 강 조합장과 수도권 출신 이 전 조합장의 ‘2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대의원들이 같은 지역 출신 후보를 밀어주는 경향이 있다. 투표권이 있는 292명의 농협 대의원 중 영남 출신이 90명으로 가장 많다. 이 같은 지역구도는 강 조합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같은 경남 출신인 최 전 조합장과의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다는 게 변수다. 1963년생으로 후보 중 가장 젊은 강 조합장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태양광 사업을 활성화하고, 농협중앙회의 부실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전 조합장은 4년 전 농협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등을 하고도 결선 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내 중앙회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게 장점이다. 이 전 조합장은 농민에게 농협이 일정액을 지급하는 ‘농업인 월급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에서 당락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낙선자들의 지지표가 결선 투표 때 어디로 이동하느냐다. 지난 23대 선거에서는 영남권 표 중 상당수가 호남 출신인 김 전 회장에게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대의원 중 70%가 비교적 젊은 초·재선 조합장이기 때문에 결선에서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