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현 남편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현 남편 /사진=연합뉴스
고유정의 현 남편인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의붓아들 사망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경찰은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결과가 나온 뒤 관련 사항을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 청장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내 생각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수사가 가장 강력한 진상확인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저런 문제를 얘기하는데 수사를 통해 하나 하나 밝혀가야 할 사안"이라면서 "수사 결과를 통해 사건의 진상에 대해 설명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2일 숨진 B군(6)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일과 4일 부모인 A씨와 고유정을 각각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달 13일 A씨의 혐의를 살인에서 과실치사로 변경했다. 지난 24일에는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에 대해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A씨라고 밝힌 한 게시자가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 관련 청주상당경찰서의 부실·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이에 관한 민갑룡 경찰청장님의 답변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숨진 고유정의 의붓아들이 자신의 친아들임을 밝히면서 "나는 지난 5개월 동안 경찰로부터 제 친아들을 살해한, 또는 실수로 죽게 한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며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내게 잠버릇이 있다는 고유정 진술에 확실한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자신들의 부실 수사를 덮기 위해 아무런 죄 없는 사람을 이렇게 몰아가고 있는 사실이 너무 힘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과정에서 가장 아쉽고 분통터지는 점은 경찰이 처음부터 나만을 피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질 조사 과정에서도 다분히 고유정의 편의를 봐줬다고 볼 수 있는 문제점이 수 없이 있었다"며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림막이 저와 고유정 사이에 놓아져 있어 나는 고유정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B군 사망에 대한 수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충북 경찰의 대응에 대한 진상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민 청장은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해 "좀 더 세세하게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지침이라든가 매뉴얼이라든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며 "금주 안으로는 진상조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제기된 쟁점들, 여러 가능한 사안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과학적 방법을 통해 수사하고 있다"며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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