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가 13일 삼바 인천 송도 본사와 모회사인 삼성물산, 관련 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했다. 내년으로 예상됐던 검찰의 삼바 수사 일정이 한 달 가까이 당겨지면서 고강도 수사가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삼바 본사 내 회계 관련 사무실,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수원 본사, 삼성물산 본사, 삼정·안진 회계법인을 포함한 4개 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 역대급 수사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증선위는 삼바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7월 참여연대가 김태한 삼바 대표와 삼정, 안진 등 회계법인 두 곳의 대표 등을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맡고 있던 특수2부에 고발건이 배당됐다. 배당 23일 만에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압수수색이 예상된 수사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고발한 사건의 법리 판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범죄사실을 파악하겠다는 검찰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단순히 증선위의 고발대로 ‘분식회계 여부’만 판단하는 선에서 수사가 끝나지 않을 것을 예고한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삼성물산 본사 경영기획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삼바 회계 의혹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 논란과 연결하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삼바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3차장 검사는 ‘국정농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두 회사 합병 건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해 수사했었다. 검경은 최순실 사태 이후 지금까지 삼성 계열사를 총 19차례 압수수색했다.

고윤상/안대규/좌동욱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