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아파트 값 본격 하락하나
기준금리가 1년 만에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부동산 시장에는 예고된 악재였지만,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장이 매수자 우위로 반전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출규제가 본격화되고,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 부담 증가가 체감되는 시점이어서 신규 주택 수요뿐 아니라 기존 보유자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커질 전망이다.

아파트 가격도 본격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에 대한 정보가 쏟아졌지만, 실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달부터이고 상승률에 비하면 하락폭은 미미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1월 말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7.29%로 2006년 연간 32.5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별로는 지난 한 해 동안 송파구(20.54%), 강동구(18.87%), 강남구(16.02%), 성동구(15.45%), 서초구(14.53%)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급등했다. 올해는 마포구, 서대문구, 성북구, 강동구, 동대문구 등 도심권 주변 지역의 아파트값이 20% 이상 급등해 작년과 올해 서울 전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11월23일 주간 0.02%, 11월30일 0.04% 하락했다. 하락 지역도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4구와 강서구, 양천구로 제한적이다. 재건축의 경우 11월 한 달간 0.55% 하락했지만, 지난 3년간 가격 상승률 61.27%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을 통해 거래 사례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올해 9·13 대책 이전인 1~9월 거래된 아파트 1만4910가구와 10~11월 거래가 이뤄진 2185개 단지 중 1~9월과 10~11월에 모두 거래된 아파트 1811개 단지의 가격을 비교하면 대체로 1월부터 9월까지 가격이 상승했다가 10~11월에 일부 거래 가격이 떨어지는 단지들이 있었다.

1~9월 최고가에 비해 10~11월에 거래된 최저가 사례를 보면, 여전히 10~11월에도 매매가격이 오른 단지가 1150개, 가격 변동이 없었던 단지가 56개, 가격이 하락한 단지가 605개로 거래 가격이 오른 단지가 하락한 단지보다 많았다.

10~11월에 실거래금액이 낮아진 아파트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145.046㎡로 올해 1월 32억8000만원, 8월 37억원에 거래됐다가 11월 25억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06.25㎡는 올해 1월 28억5000만원에서 4월 29억7000만원, 8월 36억7000만원, 9월 3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11월 33억원에 거래됐다. 하락한 사례들도 대부분 투자 수요가 많은 재건축이거나, 강남권 고가 아파트 중 급매물이나 비선호 매물이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은 2개월 이내 신고하도록 돼 있어 아직 10~11월 거래 사례가 적극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세금 부담 증가 등 각종 규제가 체감되면서 아파트값은 본격적인 하향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 투자자문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