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리더스원’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수요자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경DB
‘래미안리더스원’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수요자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경DB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리더스원’ 청약에 가점 40~50점대 신청자가 대거 당첨된 것으로 나타났다. 60~70점대 당첨자가 대부분이던 이전 강남권 분양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래미안리더스원 청약 당첨자의 가점은 최저 48점(전용 83㎡A)부터 최고 84점(전용 114㎡A·238㎡)까지 고르게 분포됐다. 오랜만에 공급된 강남 재건축 물량인 데다 청약 제도 개편 전 마지막 강남권 분양으로 1만 개 가까운 통장이 몰린 것에 비해 가점은 크게 높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가점 전체 평균은 지난 3월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와 비교해 다소 하락했다. 래미안리더스원 가점 평균은 68.1점으로 디에이치자이개포의 69.9점보다 2점가량 낮았다. 작년 9월 공급된 ‘신반포센트럴자이(75.1점)’보다는 7점 떨어진 수준이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전용 84㎡ 가점 커트라인도 낮아졌다. 전용 84㎡는 중소형 물량이어서 100% 가점제가 적용된다. 래미안리더스원의 전용 84㎡ 당첨 가점 범위는 54~79점이다. 디에이치자이개포 62~79점, 신반포센트럴자이 69~78점과 비교하면 커트라인이 대폭 하락했다. 심지어 비선호 물량은 40점대 가점으로도 당첨이 가능했다. 전용 83㎡A 커트라인인 48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8년 이상이면서 부양가족 수가 3명이면 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청약할 때 가점이 70점은 돼야 안정권이라고 했다면 이제는 50점 중반대 가점으로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을 비롯한 인기 아파트 가점 커트라인은 점점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달 청약 제도가 개편되면 주택을 가진 60세 이상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가점에서 제외된다. 자녀가 부모집에 같이 살면서 부양가족 점수를 쌓는 모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북위례 등 유망 지역 분양이 이어지면서 고가점 통장이 빠르게 소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첨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국세청 세무조사가 예고된 만큼 청약자들도 신중해지는 것”이라며 “침체된 시장 분위기까지 더해 가점 커트라인이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