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건설과 상사, 리조트 부문 실적이 동반 호조를 보이는 데다 패션 부문도 턴어라운드(실적 반등)에 성공한 결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은 물론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38년 회사의 모태인 삼성상회 창립 이후 처음이다. 삼성물산이 올 3분기(1~9월)까지 거둬들인 누적 영업이익은 861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삼성물산이 분기당 평균 287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할 때 1조원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매출도 2015년(30조300억원) 후 3년 만에 30조원 재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의 실적 개선은 전체 이익의 70%를 차지하는 건설 부문이 선전한 결과다. 국내외에서 수주한 건설공사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2.9%)의 두 배를 웃도는 7.2%에 달했다. 3분기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13% 급증한 2040억원에 이른다. 상사 부문도 원자재가격 상승 효과 등으로 이익이 늘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 부문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합병 첫해인 2015년(-89억원)과 2016년(-452억원)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낸 패션 부문은 브랜드 효율화 작업을 끝낸 지난해 327억원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순항 중이다. 리조트 부문도 해외 식음료 및 식자재 사업 호조 속에 2015년 1270억원, 2016년 1570억원, 2017년 1800억원 등 영업이익이 매년 늘고 있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2라인 신설을 비롯해 평택 3·4라인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설 등 그룹 내 건설공사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들 생산시설은 기밀 유지가 필요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도맡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