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를 비롯한 애경그룹 6개사가 21일부터 공항철도·경의선 홍대입구역 역사에 완공된 통합사옥 ‘애경타워’에 차례로 입주한다. 애경타워에 들어서는 쇼핑몰과 호텔은 이달 31일, 다음달 1일부터 각각 영업을 시작한다.  /애경 제공
AK홀딩스를 비롯한 애경그룹 6개사가 21일부터 공항철도·경의선 홍대입구역 역사에 완공된 통합사옥 ‘애경타워’에 차례로 입주한다. 애경타워에 들어서는 쇼핑몰과 호텔은 이달 31일, 다음달 1일부터 각각 영업을 시작한다. /애경 제공
서울 구로동은 애경그룹의 본산이다. 제주 출신 채몽인 사장이 1954년 구로동에 설립한 비누공장 애경유지공업이 시초다. 사업은 탄탄대로였다. 애경유지공업이 1956년 독자기술로 만든 최초의 화장비누 ‘미향(美香)’은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1966년엔 이후 국내 주방세제의 대명사가 된 트리오를 출시하기도 했다. 애경은 한국인의 생활 속으로 그렇게 스며들었다.

사세가 커지던 1970년 채 사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주부였던 장영신 회장이 경영에 나섰다. 1976년 장 회장은 남편이 창업할 때부터 소공동에 있던 본사를 구로동 공장으로 옮겼다. 현재 애경유지공업 공장터엔 AK플라자(백화점)가 들어서 있고, 장 회장은 인근 애경유화 빌딩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

‘구로동 시대’ 42년간 애경은 지주사인 AK홀딩스를 정점으로 생활 항공 화학 유통 부동산개발 등의 분야에서 41개(해외법인 10개 포함)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애경그룹 ‘홍대 시대’ 열었다.

애경그룹이 21일 공항철도·경의선 홍대입구역 역사에 통합사옥 ‘애경타워’를 완공, 입주를 시작했다. 42년 만에 구로동 시대를 마감하고 홍대 시대를 열었다. 신사옥엔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AKIS, 마포애경타운 등 5개사가 이달 말까지 들어온다. 제주항공 국제영업팀도 연말께 입주한다.

젊어진 애경그룹 '홍대 시대' 선언… 쇼핑+호텔 복합몰 연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장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과 차남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이 신사옥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장 회장은 그룹 경영을 장남에게 이미 넘겨준 만큼 구로동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김포의 제주항공 본사에서, 삼남인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은 중부CC에서 그대로 근무한다.

애경타워는 연면적 기준 5만3949㎡로 판매·업무·숙박·근린시설 등 복합시설동과 공공업무시설동으로 구성돼 있다. 애경그룹은 애경타워를 계열사 간 소통과 협업이 창의적으로 이뤄지는 그룹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7층 공용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회의룸, 카페, 도서관 등을 갖춰놓았다.

◆‘쇼핑+숙박’ 명소 될까

애경타워는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 상권의 핵심에 들어서 있다. 애경그룹이 사무실과 함께 쇼핑몰과 호텔을 핵심시설로 넣은 배경이다. 유통 계열사 AK플라자는 오는 31일 애경타워 1~5층에 영업면적 1만3659㎡의 쇼핑몰 ‘AK&홍대’를 연다. 주요 고객을 홍대 상권의 10∼20대, 연남동 상권의 20∼40대 직장인,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정해 이들이 선호하는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식음료 매장을 배치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엔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294객실 규모의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가 7~16층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성장 이끈다

애경그룹은 앞으로 그룹의 두 축인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애경유지공업이 뿌리인 애경산업은 탄탄한 생활용품사업을 기반으로 ‘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 화장품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2005년 1월 항공기 5대로 설립한 제주항공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대양주 러시아 등 39개 도시 54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 안재석 AK홀딩스 사장은 “애경그룹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만큼 젊고 활기찬 공간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퀀텀 점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