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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캄한 울산, 썰렁한 군산… 기업 떠난 도시엔 적막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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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는 영·호남 '제조업 벨트'

    자동차·조선·철강산업 불황 '직격탄'

    '수주절벽' 현대重 근로자 2만여명 떠나
    울산 동구, 불꺼진 상가·원룸 '급매' 사태

    군산, 조선소 이어 한국GM 문 닫아
    1년새 1만3000여명 일자리 잃고 外地 전전
    < 인적 드문 현대重 인근 거리 > 지난주 금요일 밤 9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인근 외국인 특화거리에 있는 상점과 원룸 등에 불이 꺼져 있다. /하인식 기자
    < 인적 드문 현대重 인근 거리 > 지난주 금요일 밤 9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인근 외국인 특화거리에 있는 상점과 원룸 등에 불이 꺼져 있다. /하인식 기자
    자동차·조선산업 호황을 이끌었던 울산과 전북 군산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하고 있다. 러스트벨트는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자동차산업)와 같이 한때 경제가 번영했다가 급속히 추락한 지역을 말한다. 울산·군산은 장기 불황 여파로 생산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 퇴출, 인구 ‘엑소더스(대탈출)’, 집값 폭락 등의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불 꺼진 울산 동구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사업본부. 100만㎡에 이르는 거대한 야드가 텅 비어 있다. 조선업 불황에 4년간 해양플랜트 수주물량이 제로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2014년 협력업체를 포함해 2만5000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 수는 5000여 명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해양사업부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다.

    캄캄한 울산, 썰렁한 군산… 기업 떠난 도시엔 적막만 남았다
    여파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사업부 인근에 있는 방어동 남진항 일대 외국인 특화거리는 지난주 금요일 밤에도 고요함을 넘어 삭막하기까지 했다. 동태요리 전문점 업주는 “예전에는 외국인이나 현대중공업 직원들로 가득 찼는데 요즘은 발길이 뚝 끊긴 상태”라며 “매출은 말도 못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방어동 해안가의 빌라와 원룸단지는 밤 9시가 넘어도 불 켜진 방을 찾기 힘들었다.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상가와 원룸 ‘급매’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다.

    A중개업소 김모 사장은 “이 일대는 2년 전만 해도 웃돈을 주고도 상가와 원룸 매물 찾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월세 15만원을 받는다 해도 손님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 동구는 지난해 12월 8개월짜리 공원관리 단기 근로자 16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는데 208명이 지원해 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울산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람만 올 들어 5명에 이른다. 2015년 18만1207명이던 동구 인구는 지난해 17만3096명으로 줄었다. 지난 5월에는 17만93명으로 올해 중 17만 명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19일부터 24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올 들어 총 세 차례 파업을 했다. 동구 일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대기업 노조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게 지역 민심”이라고 전했다.
    < 문 닫힌 한국GM 군산공장 > 한때 하루 수천여 명의 직원이 오갔던 한국GM 군산공장 정문이 바리케이드로 굳게 잠겨 있다. /임동률 기자
    < 문 닫힌 한국GM 군산공장 > 한때 하루 수천여 명의 직원이 오갔던 한국GM 군산공장 정문이 바리케이드로 굳게 잠겨 있다. /임동률 기자
    ◆GM 떠난 군산 ‘눈물’

    전북 군산은 1899년 개항 이후 가장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휴업하고, 올 5월 말 한국GM 공장이 폐쇄되면서 군산 경제는 초토화됐다. 군산국가산업단지(2018만4000㎡)에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이 차지하는 경제비중은 54%에 달했다.

    2015년 1만6000명에 달했던 근로자 수는 올 5월 기준 9689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86개나 됐던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는 22개만 남았다. GM 군산공장 협력업체는 136개가 사라졌다. 1년 사이 1만3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15년 6월 27만8441명이던 인구는 지난 6월 27만3700명으로 3년 동안 5000명 가까이 줄었다. 인구 감소는 부동산 시장과 요식업 피해로 이어졌다. 올 4월 군산시 미분양 아파트는 702가구에 이른다. 전북 전체(1519가구)의 46%에 달한다. 수송동 ‘수송 아이파크’ 전용 119㎡는 2015년 3억6000만원대에 팔렸지만 올해 들어 4000만원 빠진 3억2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GM 군산공장이 있는 오식도동 원룸 공실률은 50%를 넘어섰다. 2016년 5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한 원룸 건물가격은 지난 3월 3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공인중개사 김모씨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이던 방이 지금은 보증금 없이 월세만 20만원 받는다”며 “근로자들이 떠나면서 이삿짐 업체만 호황을 맞았다”고 허탈해했다.

    식당 등 자영업자도 큰 타격을 받았다. 군산시 관계자는 “5500여 곳에 달하는 식품접객업소 중 40%인 2500여 곳이 임시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군산=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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