堂(당)은 외부의 손님 등이 집안에 들어와 주인과 마주 앉는 장소다. 우리 한옥에서는 이를 대청(大廳)으로 적기도 한다. 집안 문중(門中)의 제사와 차례를 비롯해 크고 작은 여러 행사가 벌어진다. 그에 비해 室(실)은 비공개 장소다. 외부인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이는 ‘내실(內室)’이라 이해해도 좋다. 철저하게 개인적인 공간이다. 은밀하며 비밀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두 글자를 병렬한 堂室(당실)이란 단어는 공개적인 곳과 깊고 내밀한 곳을 함께 이른다.
《논어(論語)》에서 공자(孔子)가 그의 제자인 자로(子路)를 평가한 말이 유명하다. 자로라는 제자는 성정이 활달하고 격정이 넘쳤다. 호방하지만 과격한 면모도 지녔다. 공자는 그런 자로를 두고 “堂(당)에는 올라섰으나, 室(실)에는 들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어느 정도의 수준에는 도달했지만, 종국에 닿아야 할 가장 핵심적인 곳에는 들어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말은 나중에 성어로 정착한다. ‘승당입실(昇堂入室)’이다. 堂(당)에 오른 데 이어 室(실)에까지 들어섰다는 뜻인데, 사람이 제 영역 등에서 쌓은 재주가 일반 수준을 넘어 최고의 경계에 닿았다는 찬사다.
그러나 최고에 닿기 전에는 우선 堂(당)에 올라야 한다. 이 건축물의 특징은 바르고 곧음이다. 선(線)과 각(角)이 바르고 곧아 번듯하게 펼쳐진 멋진 집채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건축의 모양새를 닮고자 당당(堂堂), 정정당당(正正堂堂), 위풍당당(威風堂堂)이라는 말을 만들어 쓰고 있다. 건축물과 사람의 마음, 행위를 견준 단어와 성어다.
요즘 성 추문에 휘말려 낙마하는 유명인들을 본다. 겉으로 당당한 척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엉뚱한 곳으로 입실(入室)해 이름을 크게 그르쳤다. 모두 거짓과 위선(僞善)으로 일관하다 끝내 부정(不正)을 떨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