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모델하우스 상담 모습. 현대건설  제공
최근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모델하우스 상담 모습. 현대건설 제공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하반기 분양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를 가까스로 피한 지역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원주기업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하반기에는 갈 곳 잃은 투자 수요가 이들 지역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약한 수도권 내 조정대상지역 신규 분양 물량, 뛰어난 입지의 지방광역시 정비 물량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송도·원주, 호재 많은 ‘규제 무풍지’

인천시는 지난해 11·3 대책과 6·19 대책에 이어 8·2 대책까지 피하면서 대표 유망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송도국제신도시는 교통망 확충,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구체화되고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최근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는 현장 청약 접수 결과 총 2784실 모집에 9만8904건이 신청해 평균 35.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반기 4개 단지, 3500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대방건설 등이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특수,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원주기업도시가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전매제한이 없어 분양권을 바로 팔 수 있으며 거주 제한 없이 청약 자격 요건만 갖추면 1순위로 청약 가능한 ‘전국구 청약지’다. 중앙선 KTX 서원주역, 원주 서부순환도로 등 교통망 개선 기대가 반영되는 ‘원주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지난달 평균 6.71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상승세를 타고 반도건설이 이달 2개 단지, 1300여 가구를 선보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분양시장에서는 개발 계획이 풍부하면서 8·2 대책의 규제를 피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원주기업도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전매제한이 없는 송도 오피스텔이나 기업도시 내 단지들은 투자 수요가 몰리며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al Estate] 촘촘한 그물망도 비켜간 '규제 무풍지'는 어디?
○‘규제 약한’ 수도권·지방도 관심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조정대상지역 물량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강도 높은 대책이 발표되면서 수도권에서는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만 제외돼도 수요자가 이점을 느낄 것이란 전망이다.

미분양이 없어 대기 수요가 풍부하고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광명·과천·성남 등이 대표적이다. ‘성남고등지구 제일풍경채’ ‘과천주공1단지 푸르지오써밋’ ‘과천주공6단지자이’ ‘광명16R구역두산위브’ 등이 올해 공급된다.

대책 내용이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지방 시장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광역시 민간택지에 6개월의 전매제한 기간이 설정되긴 했으나 도심 지역에 공급되는 정비사업 물량은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며 인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달 대우건설이 부산 서구에 공급하는 ‘대신 2차 푸르지오’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부산·대구·광주 등에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도 높은 대책이 발표돼 서울·수도권 분양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택지 전매가 강화된 지방권역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 및 구시가지 정비사업 위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양도세 중과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 과천 등을 투기과열지구, 서울 11개 구, 세종 등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양도세 중과, 금융규제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했다. 오피스텔, 지방 민간택지의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고 1순위 청약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