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가 띄운 잠실 집값
"위례 뜨면 잠실은 더 오르겠지"
전용 84㎡ 집값 11억 훌쩍 넘어
전세수요 흡수한 위례 새 아파트
위례 101㎡ 전세 4억대 '잠실 반값'
송파구, 서울서 나홀로 전셋값↓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의 대단지 아파트 엘스(옛 주공 1단지 재건축)의 전용면적 59㎡가 지난달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008년 9월 완공 이후 거래된 실거래가 중 최고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집계에서도 엘스 전용 59㎡ 평균 매매가격(지난 8일 기준)은 사상 최고인 9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잠실 주요 아파트들이 최고 가격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붙은 1억원 이상의 웃돈(프리미엄)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제 생활 기반시설이 갖춰지기 시작한 위례신도시와 주거 여건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잠실 아파트값 격차가 줄어들자 투자자들이 잠실 아파트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반면 잠실 전셋값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세 수요자를 빼앗기고 있어서다. 엘스 전용 59㎡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말 역대 최고가인 7억원을 찍은 뒤 약보합세로 돌아서 이달 6억7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엘스 전용 84㎡ 전셋값은 7억7500만원 내외로 역대 최고가였던 작년 12월 8억5000만원에 비해 9%가량 떨어졌다.
잠실 리센츠 단지 전셋값도 약세다. 올초 8억8000만원 선이던 전용 84㎡ 전세 시세는 이달 평균 8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지난달 7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사례도 올라와 있다.
잠실동 L중개법인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101㎡ 전세가격이 4억~5억원대에 불과해 잠실의 절반 가격”이라며 “자녀 교육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는 수요를 제외한 중장년층 전세입자 상당수가 인근에서 지금보다 넓은 새집에서 거주할 수 있는 위례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는 2013년 3000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올해도 1만가구 가까운 대규모 입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송파구 전체 전세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지난달 말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29%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내렸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