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이용해 로비-1층 현관, 분리한 구조

기자도 지난달 ‘e편한세상 미사’ 모델하우스 취재 당시 “이 아파트에는 대림산업의 특화 설계인 오렌지로비가 적용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이름만 들으면 온통 주황색으로 도배돼있는 아파트 로비가 상상된다. ‘e편한세상’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다는 오렌지로비, 대체 어떤 모습일까.
대림산업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2007년 7월 25일 개발돼 특허로 등록된 e편한세상 아파트만의 특화 설계’ ‘로비의 바닥 높이를 지면 수준으로 맞춰 노약자나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공용홀이 분리돼 소음 분쟁이 줄어들고 1층 가구에도 기준층과 같이 전용홀이 마련된다’는 게 골자다.
로비 바닥 높이, 공용홀, 전용홀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돌고 돌아 필로티가 적용되지 않은 한 동에서 마침내 '오렌지로비'의 실물을 만날 수 있었다. 로비의 천장고가 2층 높이까지 트여있어 첫 인상은 시원했다. 카드키를 이용해 유리문만 열면 지면과 단차 없이 바로 통해 이질감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자전거, 유모차 등이 있는 입주민들도 계단이나 오르막을 오를 필요 없이 그대로 로비에 진입할 수 있어 편리할 것 같았다.
로비에 들어서니 왼쪽으로는 엘리베이터, 오른쪽으로는 계단이 설계돼있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전면에 엘리베이터가 바로 배치된 게 어쩐지 생경하게 느껴졌다. 기존 아파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일단 건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에게 익숙한 구조는 유리문을 열고 복도를 네다섯 걸음 걸어 들어가면 정면에 엘리베이터, 양쪽에 1층 가구의 현관문이 배치되는 형태다. 통합로비가 적용된 아파트라 해도 건물 깊숙이 들어가서 라인별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으니 로비 전면에 떡 하니 놓인 엘리베이터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로비 전면에 엘리베이터를 배치한 이유를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로비-엘리베이터-1층 현관이 나란히 배치된 셈이다. 로비-1층현관-엘리베이터 순서로 배치되는 일반 아파트로 구조적으로 다르다.
1층 가구의 바닥 높이도 로비보다 여섯 계단 정도 높여 조금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 소음 등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1층 전용홀에 진입하려면 로비 오른쪽에 마련된 여섯 개의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최근 짓는 아파트 중 일부는 통합 로비를 설계해 로비층과 1층을 완벽하게 분리시키기도 한다. 1층에는 로비가 설계되고 일반 아파트의 2층에 1층 가구가 들어가는 구조다. 그러나 새로 짓는 모든 아파트에 통합 로비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그런 점에서 대림산업의 ‘오렌지로비’는 효율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양면형 엘리베이터를 도입해 공용 공간과 전용 공간을 분리한 아이디어가 인상적이다.
선진영 대림산업 D-IC(D-Innovation Center)팀 차장은 “대림산업이 자체 개발한 ‘오렌지로비’를 설계하면 1층 가구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외부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새롭게 짓는 ‘e편한세상’ 아파트의 경우, 필로티 동을 제외한 대부분 동에 ‘오렌지로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