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의 투자영역으로 여겨지던 빌딩 시장에 ‘부동산 개미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3억~5억원의 자기 자금으로 30억원 내외의 이른바 ‘꼬마빌딩’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낮은 금리와 빌딩 가격의 80%까지를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19일 중소형 빌딩거래 전문업체인 원빌딩부동산중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빌딩 거래 건수는 1402건으로 3년 전인 2012년(530건)보다 164% 증가했다. 전체의 97%가 200억원 미만 건물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미투자자가 주로 찾는 50억원 미만 빌딩 거래는 359건에서 1076건으로 세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오동협 원빌딩부동산중개 상무는 “재건축 아파트 등에서 큰 차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중산층 투자자 중 상당수가 은행 대출을 활용해 소형 빌딩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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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집중됐던 빌딩 투자 물건도 강남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2년 서울 중소형 빌딩 거래 비중이 26%에 달하던 강남구 물건은 지난해 23%로 떨어졌고 서초구도 같은 기간 10%에서 8.9%로 낮아졌다. 반면 마포구 비중은 최근 3년 새 6%에서 9%로 뛰었으며 용산·관악·성동구 등도 비중이 높아졌다.

서울, 특히 강남 3구에 주로 거주하던 서울지역 빌딩 구매자도 서울 이외 거주자로 확산되고 있다. 3년 전 8%에 불과하던 수도권 등 거주자 비중이 지난해 21%로 껑충 뛰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